Ⅰ. 서론
COVID-19(Corona Virus Disease 2019, 이하 코로나19) 이후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및 사회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기사와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었다(우연경, 노언경, 2022; 이덕영, 2021. 6. 3.; 조정호, 2020). 코로나19가 지속될수록 초등학생은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학년 학생들의 경우 어려움의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교육부, 2022).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관심군’에 속한 학생의 비율은 2020년 4.4%, 2021년 4.4%로 집계되었던 것에 비해 2023년의 경우 4.8%(82,614명)으로 증가되었으며, ‘극단적 선택 위험군’ 학생의 비율도 2021년 1.0%로 나타났던 것에 비해 2023년 1.3%(22,838명)으로 증가되었다(김윤정, 2023. 11. 13.). 학생들의 심리·정서적인 문제는 산만한 행동이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수준의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과는 달리 위험군 수준의 학생들은 적절한 조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박계신, 2020). 장애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특수교육과 연계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며 일반교육의 맥락에서 교실 속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서행동 문제는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아동·청소년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학생이 겪는 정서행동 문제는 1950년대 초기까지 사회적 부적응(socially maladjusted)으로 지칭되었으며, 1950년대 이후 Frued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정서장애(emotionally handicapped)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행동 문제 혹은 문제행동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 이후 등장하였는데(Hewett & Taylor, 1980), Chandler와 Dahlquist(2002)는 문제행동을 자신이나 타인의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거나 또래 혹은 교사와의 상호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물리적·심리적 상처를 가져오는 행동으로 정의하였다(최진오, 2010). 문제행동을 일컫는 용어는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일관적이다. 정서행동 문제는 내재화 증상과 외현화 증상이 공존할 수 있으며(이주영, 오경자, 2011), 청소년은 자신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부적절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한국청소년개발원, 2014).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학생을 ‘정서행동 위기학생’으로 명명하고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였다(박상현 외, 2023). 여기서 정서행동 위기학생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상 정서·행동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정서적·심리적 이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뜻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이를 ‘학생의 심리적 위기’로 표현했다(이근영 외, 2023). 정서행동 위기학생과 또래들, 그리고 교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조기에 적절한 중재와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학교 적응, 학습 및 통합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법 중 하나로 긍정적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s, 이하 PBS)을 고려할 수 있다. PBS는 1997년에 개정된 미국의 장애인교육법(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 IDEA; Public Law 105-17)을 계기로 확산되었다. 이 법에서는 아동의 행동이 자신이나 타인의 학습을 방해하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행동 중재와 전략,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하였다. 국내에서도 PBS는 가족, 또래, 교사 등 주요한 타인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최선의 실제로 자리매김하였다(최하영, 2017). PBS는 응용행동분석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양명희, 2016) 예방 차원에서 3단계 접근을 강조한다. 1단계는 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지켜야 할 기대행동을 가르치는 보편적 지원(universal supports) 단계이다. 2단계는 보편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는 10~15%의 위험군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금 더 집중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표적집단 지원(targeted supports) 단계다. 3단계는 표적집단 지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 개인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개별화된 중재 기법과 전략을 적용하는 개별화된 중재(individualized interventions) 단계다(강영모, 박주훈, 김향은, 손승현, 2024a). 이와 같은 다층지원체계(Multi-Tiered Systems of Support, MTSS)가 학교에 구축된다면, 모든 학생에게 필요에 맞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뿐만 아니라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문제도 학교 시스템 내에서 예방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PBS는 기능평가를 통해 문제행동을 유지시켜 온 유관을 확인하고 그 유관을 끊어내기 위해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이다(Center on PBIS, 2024). 일례로, 학생의 문제행동이 관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사전에 충분한 관심을 제공하는 비유관강화(noncontingent reinforcement, NCR)를 적용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에는 어떤 후속결과도 주지 않고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만 풍족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차별강화(differential reinforcement, DR)를 적용할 수 있다(Hume et al., 2021).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여 위 예와 같은 증거기반실제(evidenced-based practices, EBP)를 적용한다면,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바람직한 사회적 기술을 증진하고 충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장은진, 2017). 실제로 PBS를 실행한 연구는 중재의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Tyre와 동료들의 연구(2018)에 따르면, 학교 차원의 PBS를 실행한 교실에서 수업 참여가 증가하고 학업 성취가 향상되었으며, 학생-교사 간 긍정적 관계가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강영모와 동료들의 연구(2023)에 따르면, 학교 규칙을 바탕으로 학급 차원의 규칙을 개발하고 가르친 보편적 지원 및 위험군 학생 두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적집단 지원이 교실 내에서의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대체행동을 가르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PBS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 중, 고, 혼합 수준 32개 학교에서 PBS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Lee & Gage, 2019)에 따르면, 학교 차원의 PBS는 학생들의 행동과 학업, 학교 조직 풍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PBS의 중재 효과는 장애 학생에 한정되지 않으며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3학년부터 5학년까지 3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단계와 2단계 수준의 PBS를 실시했던 McDaniel과 동료들의 연구(2018)에 따르면, 1단계 보편적 지원에 반응하지 않는 학생의 문제행동을 2단계 표적집단 지원을 통해 감소시켰고, 집중적인 특수교육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학생으로 변화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체크인-체크아웃(Check-In/Check-Out, 이하 CICO)과 대처능력(이하 coping power)를 표적집단 지원 중재 전략으로 적용하였고, 중재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사전, 사후, 유지 단계에서 한국판 정서-행동 평가시스템(Korean Behavior Assessment System for Children-2, BASC-2; 안명희, 2017)과 한국어판 강점·난점 설문지(Strengths and Difficulties Questionnaire, SDQ; 안정숙 외, 2003)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CICO와 copping power 모두 외현화 행동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선행연구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 초등학교 5학년생 111명을 대상으로 보편적 지원을 실시하고, 보편적 지원 뒤에도 학업과 사회성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 5명을 대상으로 표적집단 지원을 실시한 연구(김지영, 박지연, 2023)에 따르면, 학생들의 학업참여 행동과 사회정서역량이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의 경우, PBS에 관한 연구와 실천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배치된 장애 학생 혹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된 경우가 훨씬 많다(조재규, 2021). 하지만 PBS의 적용 대상과 범위는 장애 학생에게 국한되지 않는다(손경원, 2008). 오히려 PBS는 일반학교에 확산되었을 때 새로운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PBS는 일반학교로의 확대를 위한 운영 방안 및 정책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주의와 훈육, 분리 위주의 ‘생활지도 고시’를 넘어서는 긍정적인 행동 중재와 교육이 절실하다. 따라서 일반학교에서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도하는 일반교사들을 중심으로 PBS에 대한 생각, 참여 경험, 일반학교에 PBS를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는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일반학교에서 직접 PBS를 실행한 일반교사들과 PBS 운영를 조력한 외부 인원을 각각 초점 집단으로 선정하여 인터뷰를 실시하고, 일반학교 PBS에 대한 인식 및 경험, 그리고 지원 요구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PBS 실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교사와 상담사, 행동중재전문관 등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이하 FGI)를 실시하였다. FGI는 공통 관심 주제를 가진 이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질적 연구 방법이다(Stewart & Shamdasani, 2014/2018). FGI는 설문 조사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심층적인 이유 혹은 맥락을 알 수 있으며, 개별 면담에 비해서 상호작용을 통해 의견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강영모, 손승현, 정광조, 2021).
본 연구에서 실행한 FGI 절차는 주요 문헌(Morgan & Krueger, 1997/2004)과 선행연구(강영모, Pang, 손승현, 2022b)의 절차를 기초로 여섯 단계로 설정하였다. 첫째,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고 연구 목적에 맞는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는 단계, 둘째 FGI에서 사용할 질문을 개발하고 연구 참여자에게 안내문을 배포하는 단계, 셋째, 인터뷰를 실시하고 내용 기록(녹화)하는 단계, 넷째, 기록을 바탕으로 인터뷰 내용을 전사하고 검토하는 단계, 다섯째, 인터뷰 내용을 코딩·분석하고 주제를 도출하는 단계, 여섯째, 분석자 간 신뢰도를 점검하고 연구윤리를 검토하는 단계다.
본 연구의 FGI 절차는 [그림 1]과 같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A 교육청이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반학교에 PBS를 적용한 시범 사례에서 정서행동 위기학생에게 PBS를 직접 실행해 봤던 교사들과 이들을 지원했던 참여자들이다. 특히, 실행 그룹의 교사들은 학생생활지도 및 생활교육에 관한 경험이 충분한 교직경력 10년 이상의 교사들이었다. 이들은 PBS를 운영하기 전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학습하여 실행 역량을 갖춘 뒤, 실제로 PBS를 1년 이상 운영해 본 실행 경험을 기초로 인터뷰에 참여하였다. 지원 그룹의 참여자도 대부분 PBS에 관한 경험이 많은 인원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에 행동중재전문관 두 명은 관련 분야의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기본 정보는 <표 1>과 같다.
PBS를 실행한 연구 참여자들은 개별중재를 적용할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다음과 같은 기준에 의해 선정하였다. 첫째, ADHD 평정 척도(ADHD Rating Scale-Ⅳ, ADHD RS-Ⅳ; DuPaul et al., 1998) 및 청소년 행동평가척도(Youth Self Report, YSR/11-18; Achenbach & Rescorla, 2001) 등 선별 도구를 사용하여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학급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학생이다. 둘째, 학기가 시작된 이후 약 한 달간 교사가 관찰하여 작성한 일화 기록에 따라 문제행동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난 학생이다. 셋째, 학생의 담임교사가 학부모 면담을 실시한 결과 종합적으로 개별중재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학생이다.
본 연구가 일반학교에서 실행한 PBS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에게 효과를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실험 연구가 아니라 일반학교의 일반교사들이 PBS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인식과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일반학교에 PBS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 요구를 모색하는 질적 연구이지만, 일반교사들이 제시한 인식, 경험, 지원 요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런 의견을 제시하게 된 배경을 공감하기 위해서는 PBS를 적용하였던 대상 학생에 관한 기초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개별중재 대상 학생의 기본 정보는 <표 2>와 같다.
본 연구는 일반학교에서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PBS를 직접 운영한 교사들로 구성된 실행 그룹과, 행동중재 컨설팅이나 집단상담 등을 통해서 일반학교 PBS를 조력한 지원 그룹을 대상으로 FGI를 실시하였다. FGI는 그룹별로 진행되었는데 실행 그룹은 2023. 10. 11. 19:30부터 21:30까지 진행되었으며, 이후 지원 그룹의 FGI는 2023. 10. 20. 15:00부터 17:00까지 진행되었다.
인터뷰에서 사용할 질문의 형식은 Krueger와 Casey(2014)의 질문을 바탕으로 개방형 문장으로 작성됐다. 질문 내용은 선행연구(강영모 외, 2022b; 김우리, 2014; 안재준, 노진아, 2023; 이수정, 2015)의 질문을 참고하여 개발되었다. 초안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상담전공 교수 한 명, 특수교육전공 박사 연구자 한 명, 특수교육전공 박사 학위를 소지한 교사 한 명, 그리고 특수교육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생 한 명, 총 네 명에게 검토를 요청하였다. 회신된 의견에 따라 관련이 적은 문장을 삭제했으며 질문의 순서를 조정하고 불명료한 문장을 수정하였다. 최종적으로 실행 그룹을 위한 질문은 3개의 영역에서 10개의 질문이 개발되었고, 지원 그룹을 위한 질문은 3개의 영역에서 8개의 질문이 개발되었다.
인터뷰 질문의 구조와 내용을 <표 3>에 제시하였다.
이 질문은 연구 참여자에게 안내문과 함께 배포되었다. 안내문에는 연구자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인터뷰 주제, 일시, 플랫폼, 접속 방법, 예상 소요 시간, 연락처 등을 안내하였고, 연구 참여자가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설명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 동의서와 수당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동의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분석은 연구 문제에 대한 의미와 특별한 함축성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두고 내용 분석(content analysis) 방법으로 수행되었다(Stewart & Shamdasani, 2014/2018). 연구진은 전사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연구 문제별로 인터뷰 참여자의 응답을 특정 범주로 구분하고 의미단위로 분류하였다. 코딩 작업은 연구진의 반복적인 검토를 통해 범주를 재배치하고 연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수정·보완되었다.
분석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Denzin(1978)이 제안한 삼각검증법(triangulation)을 활용하였다. 시간·공간·사람을 포함한 자료 검토에 집중하였으며, 두 명 이상의 연구진이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자료를 재확인하고, 불일치를 해소하고, 분석 결과를 검토하였다. 화자의 의도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연구 참여자에게 연락하여 그 의미를 확인하였다. 또한 내부 연구진 간 검토뿐만 아니라, 분석 결과에 대해서 외부의 현장 교원 및 학계 전문가 총 9명으로부터 검토를 받았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 윤리적 사항을 고려하였다. 첫째,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이 학술 연구를 위한 것임을 설명하고 참여 여부 의사를 확인하고 연구참여동의서와 수당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동의서를 수집하였다. 둘째, 인터뷰 실시 전에 녹화·녹음에 대한 동의를 얻었고, 일부 질문에 대해 답변하기 어려운 경우 발언하지 않거나 언제라도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였다. 셋째, 연구를 위해 수집한 자료는 연구가 종료 이후에 폐기됨을 안내하였다. 넷째, 개인 식별 정보들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되어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내하였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학교에서 운영된 PBS 참여자를 대상으로 생활교육에 관한 인식과 PBS 실행 경험을 살펴보고, 일반학교에 PBS를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원 요구를 탐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두 차례 실시된 FGI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3개 영역, 9개 범주, 26개 의미단위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여 <표 4>에 제시하였으며,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A 교육청은 2015년 경부터 회복적생활교육을 확대·보급하였다. 회복적생활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은 연수나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이를 배워서 적용해 보았다고 하였으며, 그와 유사한 학급긍정훈육법(Positive Discipline in the Classroom, 이하 PDC)을 접해 본 교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교사만이 활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즉,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추진한 생활교육은 관심 있는 소수의 교사만이 실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교실에서는 각 담임교사의 고유한 학급 운영 방식에 따라 생활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회복적생활교육이 A 교육청에 처음 들어온 것은 2015년 1월달이거든요. …(중략)… 그전에는 정말 뭐가 더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그냥 이것저것 어떤 한 개인의 교사가 연구한 개인 연구물로 연수하시는 것들을 가끔 들었고요. 교육지원청, 교육청 단위에서는 이렇게 내놓을 만한 정책이 없었던 것 같아요, 생활교육 차원에서.
(D-A-E1, 1차, 00:03:53)
교육청 차원에서는 생활교육과 관련해서 회복적생활교육을 조금 더 확산시키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고요. …(중략)… A 교육청에서 생활교육과 관련된 연수로는 그렇게 PDC하고 회복적생활교육을 접해봤고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선 회복적생활교육이나 PDC를 적용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 그냥 예전에, 예전부터 자기가 해 왔던 그런 방식으로 학급 운영을 하는 경우들이 더 많이 보였어요.
(D-B-E2, 1차, 00:12:20)
일반학교에서 기존에 운영되어 온 생활교육 방식은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개별 학생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회복적생활교육은 써클(학생 모둠)을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를 세워가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나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 개인을 대상으로 실행되지는 않는다. PDC 또한 다양한 방법들을 참고할 수 있고 교사들이 견지해야 하는 친절하지만 단호하지만 태도를 안내해 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역시 심각하고 위험한 행동을 중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한계는 회복적생활교육에 근거한 활동중심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적용한 연구(김은아, 2017)에서 PBS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던 것과 유사한 의견으로 나타났다.
제가 근무했던 이전 학교하고 현재 학교에서도 회복적생활교육을 제대로 아시는 선생님들이 거의 없으신 것 같고, 제가 교사들(의 의견)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면 회복적생활교육에 대해서 최근에는 조금 더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여져요. 왜냐면은 너무나 허용적이다(라는 이유에서요).
(D-B-E2, 1차, 00:11:35)
회복적생활교육의 강점은 학급 공동체를 세우는 것과 갈등이 생겼을 때 중재하는 기술 그 두 가지거든요. 저는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학급 세우기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렇지만 2년 동안 적용해 보았을 때 심각한 문제행동은 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D-A-E1, 1차, 00:04:57)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적절히 지도하기 위해서는 근거 있는 중재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PBS는 응용행동분석의 이론을 바탕으로 증거기반의 접근(evidence-based)을 지향한다. 특히 보편적 지원, 표적집단 지원, 개별 중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문제행동의 이유 즉, 기능을 고려한다는 강점이 있는데,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이 문제행동의 기능에 주목하였다는 점도 PBS만의 차별성과 가치가 부각되는 지점이었다(Cooper, Heron, & Heward, 2020). 따라서 PBS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BS가 다른 생활교육, 즉 회복적생활교육이나 PDC나 그전에 다양하게 받았던 다른 생활교육과 차별성이 있다면 우리가 늘 말하듯이 증거기반인 거죠. 자료를 기록해서, 관찰해서 기록하고, 자료에 근거해서 예방 방법을 찾아내고, 대처 방법을 찾아내고. 증거기반이라는 게 확실히 다르고 …
(D-A-E1, 1차, 00:05:39)
항상 문제행동을 바라볼 때 ‘어떻게 하면 그만하게 할까?’라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질문이었다고 하면 긍정적행동지원은 그러한 관점을 바꿔주는 철학이나 개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생이 그런 행동하는 데는 이유나 기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행동을 계속하게끔 하는 많은 환경적인 요인들을 찾아서 그것들을 바꿔가면서, 결국 학생의 행동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저는 가장 긍정적행동지원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
(I-F-O1, 2차, 00:02:41)
생활지도는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전제되었을 때 훨씬 더 의미 있게 실행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PBS는 다른 생활지도 방법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PBS의 보편적 지원에서 회복적생활교육의 학급 세우기/갈등 중재를 접목할 수 있고, 집단상담을 통해 표적집단 지원의 실행을 보완할 수 있다. PBS가 다른 생활지도 방법들과 대치되지 않고 상호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은 일반학교에 PBS를 확산시킬 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유사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회복적생활교육이건, 사회정서학습이건, PDC건, PBS건, 모든 생활교육의 공통점 유사점이 결국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에요. 관심이 없으면 PBS도 무용지물이에요, 사실은.
(D-A-E1, 1차, 00:06:08)
저도 이번에 회복적생활교육 연수 받으면서 ○○○○나 관련 기관(의 담당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거든요. 그래서 그쪽(기관)하고 (PBS의 보편적 지원을) 연결해서 제가 집단상담도 (운영)했고, 그리고 저희 학년에도 제가 소개를 해 가지고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한 거예요.
(D-C-E3, 1차, 00:14:54)
PBS는 문제행동이 심각한 위기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종합적인 중재를 제공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문제행동의 강도가 크지 않은 위험군(표적집단) 학생을 대상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학급과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보편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즉 PBS가 다른 일반학교에 확산될 경우, 사후 대처적인 방안보다는 예방적인 접근으로써 확대, 적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BS의 장점 중 하나는) 개인 탓이 아니라 환경을 중심으로 바라본다는 게 하나고, 그리고 또 하나는 대부분은 사후에 초점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 행동이 일어난 다음에 어떻게 대처할까에 대한 초점이 있지만, PBS는 그것에 앞서 이 행동을 최대한 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도 저는 되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
(I-F-O1, 2차, 00:03:25)
긍정적행동지원의 최근 추세는 보편 중재를 오히려 강조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이 벌어지지 않게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해 가지고. 그런데 실제적으로 저를 포함한 현실의 교사들한테는 개별 중재가 도움이 많이 될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편(적 지원)이나 이런 건 다른 데서도 해 봤던 비슷한 얘기들이고 비슷비슷하니까. 그런데 개별 중재는 전혀 몰랐던, ‘이런 게 있었어?’라는 방법이 있는 것이고. …(중략)… ‘이건 굉장히 강력한 툴이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이죠.
(D-D-M1, 1차, 00:24:59)
PBS 실행 경험이 있는 교사들은 간단한 수준의 관찰 기록이라고 할지라도 학생들의 진보를 점검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담임이 학생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교사들이 소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고등학교는 학생을 지속적으로 관찰, 기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사 간 협력한다면 오히려 학교 차원의 PBS를 취지에 맞게 실행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을 계속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장점이 되기도 하는데. 정말 심각한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는 경우에는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너무 힘들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왜냐하면 잠시도 그러니까 저학년 같은 경우는 정말 교과 시간도 단 한 시간도 없고, 그래서 그게 되게 장단점이 되는 것 같아요.
(D-C-E3, 1차, 00:34:02)
(중등의 경우) 하루 종일 붙어 있지는 않지만 좀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협력하면 (관찰과 기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고. 담임의 역할은 그렇게 초등보다는 크지는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학교 전체가 같이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중등은 좋은 점이 그래도 초등보단 아이들이 사회성이 높은 경우가 많잖아요.
(D-E-H1, 1차, 00:44:26)
학교급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특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등학생은 무엇이 바람직한 행동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고 아직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일상생활에 관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의 학부모와 중·고등학생의 학부모의 특성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보호자 동의나 지원 등 협력이 더 필요하며, 보호자의 관심과 지원 정도에서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S를 실행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많은 수업시수와 학교 업무 등으로 인해 학생에 관한 관찰 및 기록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진급하기 마련인데 다음 학년도에 새로운 담임교사가 배치되면 작년에 적용되었던 적절한 중재 전략이 연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행동중재가 단기적이고 일관적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 및 연계의 어려움은 선행연구(강영모 외, 2021; 강영모 외, 2022b)에서도 교사와 학부모가 주로 언급하는 공통적인 제약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실제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PBS의 실행 과정에서 행동중재를 잘 알고 있는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시범운영에서 실시된 온라인 방식의 일회성 컨설팅은 교사의 입장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부 전문가의 입장에서도 환경적 요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컨설팅은 PBS를 실행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가능한 한 초기부터 계획되고 정기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회성으로 (컨설팅을) 하는 것에 있어서의 한계는 명확히 있었던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교사가 원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제 컨설팅은 많이 진행이 됐는데, 원하는 내용 자체도 사실 어떤 점을 원하시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중략)… PBS의 핵심은 그 학생의 환경을 우리가 파악하는 건데, 환경에서 되게 중요한 부분이 교사나 학급, 부모 이런 게 정말 중요한 요소고 이것이 많은 부분 그 행동의 원인이 되는데, 이제 그런 것들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컨설팅하는 게 되게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I-F-O1, 2차, 00:21:54)
앞으로 교원 연수를 만약에 기획을 한다면 단기간의 연수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연수에 이어서 코칭을 6회기 이상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그런 식으로 진행해서 선생님들이 하나의 프로세스를 다 완수할 때까지 누군가가 이렇게 코칭을 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좀 더 이게 선생님들이 몸에 더 빨리 익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D-B-E2, 1차, 00:56:39)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의 문제행동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으며, 교사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학생의 문제행동 지도 방안에 관하여 상의하려고 해도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이는 PBS 실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었다.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문제행동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고, 교사가 자녀의 어려움에 대해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설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대해서 방어적으로 나오는 학부모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만약 선생님들이 이거를 학부모하고 함께 해야 된다고 했을 때 선생님들이 더 느끼는 감정의 부담이 더 클 것 같아요.
(D-B-E2, 1차, 00:57:35)
학부모들도 이해를 해야 교사가 하는 것에 대해서 ‘아하 PBS를 하는구나’ 이렇게 이해하면서 다가오지, 안 그러면 ‘우리 아이 문제행동을 꼬치꼬치 따진다’고 그래요. 저희 반 학부모가 그랬거든요.
(D-A-E1, 1차, 01:36:44)
PBS를 경험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다른 학교의 일반교사들도 PBS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그 이유는 PBS에서 사용하는 중재 전략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며, 간단한 수준에서 PBS 절차를 적용해도 학생 변화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이전에 PBS에 대해 학습을 하거나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던 교사도 PBS의 핵심 요소인 기능평가와 예방적 접근을 실시하면서 어느 정도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학교에서 PBS에 전문 지식이 없는 교사들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그렇다’인데, 왜냐하면 긍정적행동지원의 원리나 개념을 우리가 좀 더 자세히 보면 사실 교사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중략)… 이미 하고 있었던 건데 그거를 이제 언제부터 무엇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어떤 때 어떤 기술을 지도하면 되는지에 대해서 정리해서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얼마든지 선생님들이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
(I-F-O1, 2차, 00:32:56)
제가 해보니까 그래도 제가 일단 학생을 계속 관찰하게 되는 것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 학생이 왜 그럴까’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략)… 학생이 학급 생활에 잘 적응하고 교우 관계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그리고 (PBS를 꾸준하게) 적용했을 때는 그래도 학생의 반응이 많이 부드러워지는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I-G-E4, 2차, 00:16:46)
일반학교에서 PBS가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첫째, 학교 관리자를 포함하여 교내 구성원들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PBS 운영과 중재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줄 수 있는 학교 외부의 행동분석전문가가 필요하다. 셋째, 시·도교육청은 PBS를 하향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자발성을 존중해야 하며, 희망하는 교사에 한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희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들이 다 그거였어요. …(중략)…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계속 이야기를 케이스 스터디를 한 거죠. 저희가 이 아이는 계속 변하고 그 엄마도 변하고 제 상태도 변하는데 이렇게 계속 변하는 상황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룹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혼자서 괴로워하다가 …
(D-C-E3, 1차, 01:02:41)
누군가 끌어주는 사람이 없이 그냥 책자에 ‘이런 걸 보고 해보세요’라고 하면 읽어보고 할 수는 있겠죠. 선행사건을 뭐라 그러네, 이렇게 하라네 (책을 읽어보면서) 할 수 있겠지만 과연 효과성 면에서 그게 장담이 될까, 보장이 될까? 제 생각에는 안 될 것 같아요. …(중략)… 그 효과성 면에서는 전문가들이랑 같이 하는 거에 비하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I-G-E4, 2차, 00:39:23)
일반화할 때 제일 어려움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제 계속 선생님들 말씀하셨는데, 아무리 좋은 것도 위에서부터 내려오면 좋지 않잖아요. …(중략)… 배움의 공동체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어느 날 연구부장님께서 ‘배움의 공동체를 해야 된대요’ (라고) 하면서 직원회의에서 얘기하는 순간 다 ‘또 뭐야’ 이렇게 되거든요.
(D-C-E3, 1차, 01:01:37)
일반교사들이 PBS를 적용할 때,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은 실행에 필요한 도구나 자료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선별·진단하기 위한 검사 도구를 최소화하고, 실행 자료들도 가능한 한 단순히 제시하고 쉬운 설명을 덧붙이는 등 전반적인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PBS의 현 추세는 보편(적 지원)을 강조하는 추세이긴 한데. 저는 사견임을 전제로 개별(중재)에 집중을 좀 해서 이거를 슬림화하는 게 좋겠다. …(중략)…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목표행동을 정하는 것이고, 목표행동을 정하기 위해서는 행동을 관찰해서 ABC 분석을 한다는 거거든요. …(중략)… 선생님들이 이해를 하고 그거를 수행할 수 있게끔 굉장히 단순화시켜서 제시를 해 주면 좋겠다.
(D-D-M1, 1차, 01:04:07)
서류가 결국에는 이 아이의 기능이 무엇인지 어떤 맥락에서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었고 그것을 위해서 많은 서류들을 작업하셨는데, 이게 잘 정리가 안 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중략)… 페이퍼 작업을 하시느라 되게 많은 에너지와 노력 시간을 할애하셨을 텐데, 그게 좀 잘 연결돼서 간소화되거나 맥락들이 이렇게 압축적으로 되면 좋았을 텐데 …
(I-F-O1, 2차, 00:22:48)
절차와 도구의 간소화도 중요하겠지만, 학생들의 행동과 그에 따른 중재 방안을 유목화하여 참고할 수 있는 사례로써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학생들은 다양한 행동을 보일 수 있고, 행동의 기능이나 교실 상황에 따라 다른 중재 방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종합하여 유형별 예시와 설명을 제공하면 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행동의 기능에 따라서 지원할 수 있는 중재 방법도 되게 여러 가지가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일일점검 체크인-체크아웃을 거기다 넣으셨었는데 이거는 이제 관심의 기능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되게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또 관심을 회피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에요. …(중략)… 이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선생님들이 이걸 선택적으로 사용을 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I-F-O1, 2차, 00:49:53)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 아이의 동기와 그리고 대충 문제가 나오잖아요. 그러면 그것과 비슷했던 행동중재 사례들, 에피소드들이 좀 자동적으로 이렇게 소개가 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거를 아는 것과 또 실천하는 건 다른 문제지만 …
(D-E-H1, 1차, 01:25:15)
일반학교 교사들이 PBS를 충실하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행동분석전문가의 정기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직까지는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연수를 실시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교사가 PBS를 정확히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컨설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원 그룹 참여자들도 PBS를 일반학교에 확대하고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별적인 노력 외에 외부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장기적으로는 학교 내에 행동분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더욱 향상시켜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은 개별 교사 차원이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모두가 일관된 중재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와 협조, 연계와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연구 참여자들은 PBS의 성공 요인으로 신뢰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모인 교사공동체를 언급하였다. 학교 간 교사공동체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교원학습공동체나 학년별·교과별 협의회 등의 모임을 활성화하여 PBS 적용 시 일관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도할 때 학부모와의 협력이 중요한데,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교사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며 관리자의 지원이 절실하다. 실제로 관리자가 교사에게 위기학생 대상 생활지도 관련 코칭을 해준 사례도 있었다. 최소한 학교 관리자가 PBS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제가 몇 년 전 어떤 학교에서 생활부장을 했을 때는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동들은 결국에 관리자들을 소환을 해서 관리자들이 담임과 상담사와 각종 사람들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학부모하고 함께 아동의 문제행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회의를 관리자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가지고 해 주셨어요. …(중략)… 온전히 담임교사의 몫으로 왔을 때는 학부모의 협력을 구하는 부분에 있어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D-B-E2, 1차, 00:58:34)
저희 학교 교장, 교감, 관리자 선생님이 선생님들 코칭을 해준 사례가 있었거든요. …(중략)… 관리자 선생님들이 그런 교사들의 코칭 역할을 할 수 있게, 그냥 ‘나 때는 담임 어떻게 했어’ 이게 아니라,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관리자들도 많이 필요하다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D-E-H1, 1차, 01:08:39)
시·도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에 PBS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절한 행동중재 전략을 적용하는 전문적인 교사를 양성하는 등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교육청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된다는 겁니다. …(중략)… 교육청에서 핵심(역할)은 전문가 교사 집단을 어떤 계획과 로드맵에 의해서 키워갈 것인가, 확산시켜 나갈 것인가(일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가 교사 집단을 양성하면서 전문 중재관의 수퍼비전을 받도록 해야 되거든요. 이거를 어떻게 확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교육청이 중심을 잡고 나가지 않으면 이거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D-D-M1, 1차, 01:23:27)
교육청에 컨트롤타워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셨는데, 지금 현재 PBS는 특수교육 그쪽에 (담당부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일반학교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글쎄요. …(중략)… 보니까 이번에 기초학력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과를 또 신설했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이것만 (담당)하는 새로운 과가 신설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
(D-B-E2, 1차, 1:30:40)
교실에서 행동분석 및 중재를 직접 실행하고, 외부 전문가가 필요한 경우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연수보다는 체계적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행동중재 전문 교사를 중심으로 일반학교 교사들이 일관성을 갖춘 PBS를 실행할 수 있도록 매뉴얼이나 실행 자료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핵심은 전문가 교사 집단을 양성하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학교의 관리자나, 전문 상담사나, 수석교사가 이것(PBS)을 알도록 해도 그 사람들한테 이것의 주도권을 맡기는 건 아니라는 거죠. 이 주도권은 반드시 교사 전문가한테 있어야 된다는 거고. ‘교사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는 게 이 정책의 핵심이다’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된다라는 거 …
(D-D-M1, 1차, 01:22:59)
전문가, 전문가라고 하는데 사실 저희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문가 양성 과정에 참석) 해보면 알겠는데, 이게 쉽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더라고요. 좀 더 심화되고 지속적인 코칭 시스템을 통해서 최소한 몇 년 이상을 해야지 여기(PBS)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중략)… 행동중재 전문 교사를 양성한다 등등이 나와 있는데, 정말 이 말대로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되려면 제대로 된 연수 시스템이 마련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D-B-E2, 1차, 1:18:06)
현재 기초학력이나 방과후학교 등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보상이 있으나, 학교폭력이나 생활교육을 실시한 교사들의 시간이나 노력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행동중재 전문 교사를 선발하거나 양성할 때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이라는 명칭만을 남발하기보다, 행동중재가 기피하는 업무가 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자발적 의지를 고취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내적·외적인 동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저희 연구회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중략)… ‘저는 학교에서 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그 선생님도 전문가거든요. 그런데 다른 학교에(서) 들어오는 것만 해요. 왜냐하면 다른 학교에 가면 돈을 받거든요. 근데 본교에서는 안 하게 돼요. 웃긴 건 뭔지 아세요? 기초학력, 즉 공부를 가르치면 돈을 줘요. 2만 5천 원. (그런데) 생활지도 갈등 중재는 몇 시간, 몇백 시간을 해도 한 푼도 안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선생님들이 그것에 대해서는 보상이 없으니까 안 하려고 하더라고요.
(D-A-E1, 1차, 01:38:21)
행동중재 전문 지원 교사를 뽑으려고 할 때는 그 사람이 전문성을 가지고 한다기보다 또 하나의 업무를 맡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실질적으로 기초학력 지원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기초학력 보장 활동을 하는 학교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업무가 너무 많아서 선생님들이 안 하려고 해서 매년 바뀌거든요. 이 행동중재 전문 지원 교사도 비슷한 양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
(D-B-E2, 1차, 01:31:55)
학생의 문제행동 중재는 가정에서 일관적으로 실행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학부모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학년 초에 실시하는 안내 외에도 부모교육을 더 확대해야 한다. 이때 부모교육은 단순히 학교 계획을 전달하는 수준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올바른 훈육 방법과 행동중재 기법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각 학교에서 1학년 학부모 교육을 실시하지만 그게 그냥 학교에 대한,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에서 그칠 때가 많거든요. 최소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낼 때는 학부모들도 몇십 시간 연수를 받아 가지고 올바른 훈육의 방법이 무엇인지 …(중략)… 물론 이제 지금 현재 학부모 교육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는 있어요. 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게 전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학부모들만 참여를 하다 보니까 그 실효성이 낮거든요.
(D-B-E2, 1차, 01:33:56)
저희가 처음에 학부모랑 같이 교육을 듣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선생님들이 듣고 실천해 가면서 학부모님이랑 연계해 가면 조금 더 학부모가 나서는 부분도 있고 …(중략)… 학부모님들이, 같이 학교 일 맡아주시는 분들이 (교육 이수를) 하기도 해서 같이 흐름을 같이 가주는 학교는 엄청 선생님이 수월한 편이에요.
(I-H-C1, 2차, 00:35:57)
법령 개정을 통해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도 과정에서 필요할 수 있는 불가피한 신체적 개입 등에 대한 원칙을 수립함으로써, 교사의 생활지도 혹은 행동중재에 관한 권리가 명문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는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생활지도 고시와 유사한 맥락에 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이야기할 때 또 고민되는 건, 이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에서 교사가 언어적으로도 설득을 하고 하는 과정에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신체적으로 제지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조례라든지 법적인 근거가 하나도 없어서 현장에서 겪는 타격감은 더 큰 것 같아요. 왜냐하면 교사의 손발을 다 묶어놓고 학생들의 이런 행동은 더 갈수록 양상이 심해지니까요. 교사들은 그 안에서 훨씬 더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은데 …
(I-F-O1, 2차, 01:28:23)
만약에 어떤 행동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할 수 있는 건 솔직히 별로 없어요, 지금 대응할 수 있는 건. 그 학생이 문제행동을 일으켰을 때 그 학생을 붙잡을 수도 없고, 괜히 붙잡았다간 괜히 또 다른 아동학대 쪽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없고요. 그리고 그 학생만 보고 있자니 교실에 다른 학생들이 또 있잖아요. …(중략)… 지금 생활(지도) 고시도 (제정)했지만 따로 분리할 수 있는 공간과 그 학생을 다룰 수 있는 (중재를) 시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실정인데 …
(I-G-E4, 2차, 1:04:50)
최근 교권이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으며, 교사들은 수업권뿐만 아니라 삶의 질, 생명까지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과 교사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의) 학부모를 부르고 싶어도 이제까지는 정말 아동학대라는 둥, 뭐라는 둥, 그런 걸로 다 막 엮이니까 다들 거기서 피해가지고 …(중략)… 여기에 대한 교육청 차원에서의 보호책, 보호체계라고 표현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자칫 잘못 불렀다가 또 학교도 된통 맞을 수가 있으니까 그런 안전책이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D-B-E2, 1차, 01:95:24)
선생님들까지 이렇게 (케어를) 해 줘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중학교 넘어가서 보면 (문제행동의 강도가) 너무 세다 보니, 선생님들이 아주 여리신 분들은 아이들 앞에 못 서시는 분들도 계세요. 너무 그림자 취급을 해서.
(I-H-C1, 2차, 01:25:30)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하여 교원임용시험의 선발 인원이 축소되면서 초등학교의 교사들은 오히려 수업시수가 증가됐다고 한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증가하면서 생활지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수업시수까지 계속 늘어난다면, PBS를 실행하려고 하는 교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Ⅳ. 논의 및 제언
본 연구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학교에서 운영된 PBS 참여자를 대상으로 생활교육에 관한 인식과 PBS 실행 경험을 살펴보고, 일반학교에 PBS를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원 요구를 탐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두 차례 실시된 FGI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3개 영역, 9개 범주, 26개 의미단위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 결과를 기초로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에게 일반학교의 생활교육 현황과 PBS에 관한 인식에 대해 살펴본 결과, 교사들은 기존에 생활교육 방안으로 소개된 회복적생활교육과 학급긍정훈육법이 단위학교에서 잘 활용되고 있지 않으며, 특히 문제행동이 심각한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PBS는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고, 문제행동이 심각한 경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실 속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PBS와 학급긍정훈육법, 회복적생활교육에 대한 초등교사들의 인식을 비교한 연구(김수희, 김수연, 김혜량, 김현령, 2022)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학급긍정훈육법과 회복적생활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은 높지만 실제로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회복적생활교육에 근거한 활동중심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적용한 연구(김은아, 2017)에서도 갈등 상황의 수준에 따라 PBS가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던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PBS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한편,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학교 차원 PBS의 실행 가능성을 보통 이상으로 평가한 연구(안재준, 노진아, 2023)와 일치되어 선행연구를 확장하였다. 일반학교에 PBS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PBS의 고유한 차별성과 가치를 일반교사들이 공감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일반학교에서 교사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학교 교사들의 접근성과 자발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PBS의 실행 과정을 단순화시키는 한편, 다양한 사례를 유형화하여 유형별 예시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실행 과정의 단순화는 PBS의 기본적인 철학과 접근 방식은 유지하되, Dunlap과 그의 동료들(2010)이 제시했던 예방·교수·강화 모델(Prevent-Teach-Reinforce, PTR)과 같이 기능평가와 중재 전략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강영모, 이나라, 최문정, 이성봉, 2024b). 아울러, 앞서 FGI 분석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초등학교의 경우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 지원 단계에서부터 바람직한 사회적 기술을 지도하는 것(강영모, 김은세, 손승현, 2022a)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현재 일반학교에서는 문제행동이 심한 소수 학생에게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위험군 학생의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표적집단 지원을 적용하기 위해 교사의 인식이 우선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이 일반학교에서 PBS를 실행했던 경험을 종합한 결과, PBS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담임교사의 역할 수준, 학생의 수준,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 있어서 학교급별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참여 교사들은 학부모의 비동의나 비협조, 학생 관찰·기록 등이 PBS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PBS의 일반화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수의 참여자들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 차원 PBS를 실행하는 특수학교 교사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연구(이효정, 2018), 특수학교의 PBS에 관한 특수교사의 경험과 지원요구를 살펴본 연구(강영모 외, 2021), 특수학교 학부모의 발달장애 자녀 양육 경험과 지원 요구를 탐색한 연구(강영모 외, 2022b)와 다소 일치하는 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중도의 장애 학생들이 재학 중인 특수학교에서 PBS를 운영하였던 이들 선행연구에서도 공통적으로 교사들은 관찰과 기록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하였고, 학부모는 학년 간 연계와 일관성에 대한 고민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학교 현장에 제시하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PBS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단위학교 차원에서 관리자의 이해와 지원, 교직원 간 연계·협력,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학교 밖 지원시스템과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 교사 개인이 PBS에 관심을 가지고 연수나 학습을 통해 PBS를 철저하게 이행하고자 노력하더라도 운영 과정에서 대상 학생의 복합적인 특성이나 학부모의 비협조 등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사 개인의 역량과 자원만으로는 PBS를 실행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PBS의 일반화 또는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학생의 특성과 교사의 상황을 고려하여 전문적인 치료나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 학교 밖 지원 체계와 연계·협력해야 할 것이다. 일반학교에서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단위학교을 주축으로 하되,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에 다층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박계신, 2020) 이를 위해서 교육청의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 일반학교에 PBS를 정착시키기 위한 지원 요구를 살펴본 결과, 학생들과 교사를 위한 지원, 단위학교 차원의 지원, 시·도교육청 차원의 지원,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되었다. 먼저, 학생과 교사를 위한 지원으로는 학교 내외의 전문가 코칭이나 컨설팅, 운영 과정의 단순화, 다양한 사례들의 유형화 및 유형별 예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단위학교 차원의 지원으로는 교직원 간 연계·협력, 관리자의 이해와 지원, 학교 밖 지원시스템 연계 등이 요구되었다. 한편, 시·도교육청 차원 지원으로는 컨트롤타워 설치 및 운영, 체계적인 교사 양성 및 전문가 지원 시스템 마련, 교원의 생활교육 업무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 학부모 책임성 강화 및 학부모교육 확대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으로는 교원 및 학생 보호체계 마련,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권 확대 명문화, 교원 양성 과정에서 학생 생활교육 방안 교육 강화 등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선행연구와 유사한 관점의 의견이었다. 예를 들어, 국내 특수교사 양성 대학의 행동분석 과목 운영 실태를 살펴본 연구(김연주, 박소영, 유장순, 백종남, 2022)에 따르면, 현재 기능평가 과목이 편성된 학부(과)는 전무(全無)하고, 단일대상연구 과목을 편성한 대학도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지원 교과목을 통해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문제행동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만큼, 교원 양성 과정에서 생활교육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청은 당면한 학교 현안을 해결하고 지원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설치 및 운영하고, 체계적인 교사 양성 및 전문가 지원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PBS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학급 운영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아직까지 일반학교 교사들에게 PBS는 생소한 개념이고 이해도와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김수희 외, 2022). 따라서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PBS에 관심이 있고 시도해보고 싶은 일반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훈련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청 내부에 전문가를 채용하거나, 대학이나 연구 기관 등 외부 기관과 연계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고려하여 해석될 필요가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한 곳에 소속된 학교의 교사 및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해당 지역의 문화와 맥락이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개별 중재 대상 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지 못하였는데, PBS의 운영 과정과 결과에 대해 조금 더 풍부하게 논의하고 정책의 방향성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의 의견이 보충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정서행동 위기학생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일반학교 교사의 인식과 경험, 지원 요구를 바탕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가 일관적으로 적용하는 학교 차원의 PBS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를 위한 지원, 단위학교 차원의 지원, 시·도교육청 차원의 지원, 그리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균형 있게 제공될 때, 학교 구성원 모두가 더욱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