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23 특수교육통계(교육부, 2023a)에 따르면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중 지적장애학생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지적장애학생은 학습과 과제수행에 대한 반복된 실패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과 낮은 학습동기, 주의집중의 제한, 선택적 주의집중의 어려움, 주의집중 유지 및 이동 제한 등의 특징을 보인다(송준만 등, 2017). 이러한 특징은 지적장애학생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방해하는 문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학령기 학생의 문제행동은 학생의 학습 기회 제한,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서의 부정적인 영향, 교사의 생활지도 및 교과지도의 어려움, 정신건강 등 다양한 문제를 가져온다(김희진 등, 2023; 박명화, 2018; 송민영 등, 2018; Friend & Bursuck, 2006).
지적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을 중재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문제행동에 대한 행동중재 방법으로 사후 대처로써 문제행동을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처벌을 사용하였다면, 최근에는 문제행동이 발생하는 맥락적 상황을 파악하여 학생의 문제행동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고자 다요소행동중재 전략을 계획 및 적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Clarke et al., 2002). 다요소행동중재는 문제행동을 예방 및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중재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며, 대표적으로 배경 및 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박근필, 이영철, 2018). 배경 및 선행사건 중재란 문제행동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수정하거나 제거하여 더 이상 문제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의미한다(홍준표, 2009). 배경 및 선행사건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발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재구성하는 모든 전략을 의미하며 그 예로는 환경의 재구성, 과제 난이도 조절, 시각적 스케줄 사용 등이 있다(양명희, 2018). 대체행동 교수란 학생이 가지고 있는 문제행동과 동일한 기능을 가지면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Cooper, Heron, & Heward, 2019). 후속결과 중재는 행동의 증가 및 유지를 위해 강화, 토큰제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문제행동의 감소와 제거를 위해 차별강화, 소거, 벌을 사용할 수 있다(김주혜, 2014; 박근필, 이영철, 2018; 방명애, 2014).
지적장애학생을 대상으로 다요소행동중재를 실시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요소행동중재 전략을 활용하여 물리적인 환경을 재구성하거나 학생이 선호하는 활동 제시, 과제 난이도 조절 등을 통해 배경 및 선행사건을 중재하였다(김정기 등, 2017; 송민영 등, 2018; 정지영, 김은경, 2023; 정환별, 백은희, 김정민, 2011; 차재경, 김진호, 2014). 그리고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Functional Communication Training: FCT), 모델링 등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 및 대체행동을 교수하였다(송민영 등, 2018; 정지영, 김은경, 2023). 마지막으로, 사회적 강화 및 토큰 등을 제공함으로써 바람직한 행동을 유지, 증가시키고자 후속결과를 제시하였다(김정기 등, 2017; 송민영 등, 2018; 정지영, 김은경, 2023; 정환별, 백은희, 김정민, 2011; 차재경, 김진호, 2014). 이는 지적장애학생이 보이던 수업 방해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학생의 수업 참여율이 증가하여 과제를 수행하는 빈도 또한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준다(송민영 등, 2018; 정지영, 김은경, 2023).
선행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복합적인 요소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문제행동의 근본인 기능에 근거하여 중재를 제공하였다는 것이다(김설아, 김은경, 2017; 유정석, 곽승철, 2023). 기능행동평가(Functional Behavioral Assessment: FBA)란 문제행동의 목적인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문제행동과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문제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변인이나 미래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변인을 찾는 과정이다(박근필, 이영철, 2018; O`Neil et al., 1997; Scott & Caron, 2005). 이러한 FBA는 다요소행동중재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며 문제행동의 기능평가를 강조한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김설아, 김은경, 2017; 유정석, 곽승철, 2023; 정지영, 김은경, 2023; 정환별 등, 2011; 차재경, 김진호, 2014). 즉, FBA는 성공적인 다요소행동중재에 있어 필수적이다(Bambara & Knoster, 1998).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제15조 제3항에서는 학교의 장은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특수교육대상자의 경우, 개별화교육계획에 행동중재 지원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문제행동으로 인해 체계적인 중재 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경우, 개별 학생에 대한 행동중재계획(Behavior Intervention Plans: BIP)을 수립하여 개별화교육계획에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교육부, 2023b).「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2조에 따르면, “개별화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이란 각급학교의 장이 특수교육대상자 개인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장애의 유형 및 장애 특성에 적합한 교육목표·교육방법, 내용,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등이 포함된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는 교육”을 말한다.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IEP는 학생의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반영하기보다는 교과를 중심으로 특수교사의 의견과 경험에 따라 수립 및 운영되고 있다(김선녀, 신현기, 2000; 이대식, 2017). 교육적 지원은 교과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상담지도, 문제행동 지원 등 특수교육대상자의 개별적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시행되어야 한다(강은영 등, 2018). 즉, 교육과정 중심의 교육계획 이외에도 문제행동, 사회성, 의사소통 등 특수교육대상자의 개별적 요구영역에 적합한 IEP 개발과 실행이 필요하다(이효정, 김경양, 박은혜, 2014).
2019년 국립특수교육원에서 발표한 ‘개별화교육계획 운영 가이드북’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의 교육적 요구에 따라 선택형 IEP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형 IEP에는 교과 중심 IEP, 생활지원중심 IEP, 두 가지를 함께 적용하는 IEP가 있으며 이를 학생의 개별적인 상황에 맞도록 유연하게 적용하고 실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생활지원중심 IEP는 교과 외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각종 생활 지원을 위한 계획이다. 이는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으로 수업 시간 외 학교생활 안에서 보이는 다양한 일상 교육 활동 중 요구되는 생활 기술을 의미하며, 교사와 학교 구성원에 의해 제공되는 생활 기술 관련 교육 활동을 의미한다. 즉 추가적인 생활 지원 활동이 필요한 경우 ‘개별화교육계획 운영 가이드북’에서 제시하고 있는 생활 지원 영역(예: 의사소통, 신변자립, 사회적 기술, 행동 지원, 진로·직업 활동, 여가 활동, 정서적 지원)을 기반으로 학생에게 필요한 생활 지원 활동을 개발하여 IEP를 작성할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를 통해 학생에게 적합한 IEP 영역을 선정하여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대상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지적장애학생에게 생활지원중심 IEP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지적장애학생의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는 경기도에 위치한 A 초등학교 특수학급에 배치된 3학년 지적장애학생이다. 연구 참여자는 평소 특수학급 수업 상황에 빈번한 자리이탈행동을 보이는 학생으로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연구 참여자로 선정되었다.
첫째, 특수교육대상자 진단·평가 결과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어 특수학급에 배치된 학생
둘째,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과 관련하여 다른 중재를 받고 있지 않는 학생
셋째, 시각·청각·신체적 결함 등 중복된 장애가 없는 학생
넷째, 일상생활에서 언어로 의사표현이 가능한 학생
다섯째, 생활지원중심 IEP에 부모가 동의한 학생
여섯째,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 부모가 동의한 학생
연구 참여자는 초등학교 3학년 지적장애학생으로 언어적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글을 읽을 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읽기 활동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글을 읽을 때 오류를 자주 보이며 그 예로는 조사를 빼고 읽거나 받침을 빼고 읽기도 한다. 글을 보고 단어나 문장을 필사하는 것은 가능하나 쓰기 활동 시 맞춤법을 틀리는 빈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교사가 불러주어 받아써야 하는 과제를 어려워한다. 수 개념은 1부터 19까지의 수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나 20이 넘어가는 수를 읽을 때는 오류를 자주 보여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려 한다. 또한 연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인다. 연구 참여자의 구체적인 특성은 <표 2-1>과 같다.
본 연구의 독립변인은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이며 종속변인은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이다.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동지원에 대한 실험연구의 동향을 살펴본 연구(조재규, 2021)에 의하면 실험장소는 특수학교와 일반학교(특수학급)에서 실행되었고, 대부분 AB설계(60.8%)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선행연구방법론에 근거하여 실제 교육 현장인 특수학급에서 중재를 적용하고 평가하여 연구 결과의 실용적 가치를 증대시키고자 AB설계를 사용하였다. 연구는 기초선, 중재, 유지 순서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독립변인은 생활지원중심 IEP에 포함된 다요소행동중재(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이다. 본 연구의 종속변인인 연구 참여자의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BIP를 작성하고 계획대로 다요소행동중재를 실행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BIP는 2021년 B 교육청 소속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동중재전문가 양성 과정에서 활용된 양식을 수정하여 작성하였다. 연구자는 IEP에 기반한 BIP를 작성할 때 학부모와 수시로 협의하였으며 중재하고자 하는 행동을 명확하게 정의하였다. 또한 그에 따른 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를 계획하였다. 계획한 BIP는 학부모와 공유하여수정 및 보완사항을 협의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완성된 BIP에 따른 다요소행동중재는 <표 2-2>와 같다.
수업 시간에 자리를 이탈하는 빈도를 줄이고자 쉬는 시간에 미리 화장실이나 보건실 등을 미리 다녀올 수 있도록 하였으며 수업에 필요한 필기도구는 미리 준비하여 책상에 배치하도록 하였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학급에서 정한 규칙(수업 시간에는 앉아 있어요)을 함께 읽고 수업을 시작하였다. 또한 해당 수업 시간에 얼마큼의 토큰을 받고 싶은지 의견을 나눔으로써 착석 행동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유관 강화(Non Contingent Reinforcement: NCR)는 참여자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고정 또는 변동시간 계획에 따라 강화제를 제공하여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선행중재 방법이다(Vollmer et al., 1993). 즉, FBA를 통해 문제행동을 유지하게 하는 강화자극을 식별한 다음에 그 강화자극을 비수반적으로 풍족하게 제공함으로써 문제행동의 발생동기 자체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동기해지조작(abolishing operation: AO)이다(홍준표, 2009). 본 연구에서는 FBA를 통해 행동의 기능이 과제회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초선에서 자리이탈행동이 평균 2분마다 발생하여 수업 초반에는 평균 1분 50초마다 적절하게 과제를 회피할 수 있도록 쉬는 시간을 사전에 제공하여 자리를 이탈해 교실을 돌아다니는 문제행동의 동기 자체를 감소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참여학생의 행동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자는 참여학생과의 협의를 통해 선택권을 제공하였다. 구체적으로 수업 중 쉬는 시간의 허용 횟수는 1∼5번으로 정하였고 지속시간은 1분, 1분 30초, 2분 중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을 관리할 수 있도록 빨간색 카드와 초록색 카드를 활용하여 움직일 수 있는 시간과 없는 시간에 대해 변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색깔 카드를 칠판에 부착하였다.
학생의 선호도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교과서 위주의 수업이 아닌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준하는 활동으로 교수·학습 환경을 재구성하였다. 국어의 경우, 수업 시간 중 학생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다수 제공하였으며 발표와 토론 주제는 학생이 주로 관심 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 다루었다. 그 외에도 역할극, 뉴스 만들기, 박물관 만들기 등 활동 중심의 교수·학습 환경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수학의 경우, 학생이 쉽게 완료할 수 있는 난이도의 문제를 준비하여 제공하였으며 상위 난이도의 문제를 제공할 때는 학생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색칠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연산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제공하였다. 연산 활동지의 경우, 덧셈과 뺄셈 활동지를 주어 학생이 하고 싶은 활동지를 선택하도록 기회를 제공하였다.
대체행동은 자리이탈행동보다 적은 노력이 들면서 문제행동과 동일한 기능을 충족시키는 행동이어야 한다(Cooper et al., 2019).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생에게 수업 시간에 주어진 과제가 어렵거나 하기 싫은 경우 자리이탈행동이 아닌 FCT를 통해 배운 기능적 의사소통 반응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조용히 손을 들고 교사에게 “쉬고 싶어요”, “그만 할래요”, “어려워요. 도와주세요” 등 대체행동 및 바람직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후속결과는 토큰경제를 활용하였다. 수업 중 과제를 회피하기 위해 대체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대체행동 차별강화(Differential Reinforcement of Other behaviors: DRO) 절차를 적용하였다. 쉬는 시간은 사전에 협의한 대로 1분, 1분 30초, 2분 중 연구 참여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업 중 자리이탈행동과 동시에 발생할 수 없는 착석행동을 하는 경우, 상반행동 차별강화(Differential Reinforcement of Incompatible behaviors: DRI) 절차를 적용하여 평균 3분마다 학생의 착석 행동에 대한 코멘트, 칭찬, 코인 1개의 토큰을 제공하였다. 학생의 착석시간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강화 스케줄을 평균 5분, 7분 간격으로 늘려 코인을 제공하였다. 또한 사전에 정한 자리이탈 시간 및 횟수를 지킨 경우에도 토큰을 제공하였다. 단, 학생이 정해진 시간 및 횟수 외에 자리이탈을 하는 경우에는 1개의 토큰을 제거하는 반응대가도 함께 사용하였다. 토큰을 교환할 수 있는 지원강화제 목록으로는 선호도 평가를 바탕으로 선정된 틱톡 노래에 맞춰 춤추기, 밀크 초콜릿 1개, 콜라 1/3잔, 캐릭터 색칠하기, 오렌지맛 음료수 등이다. 토큰 보드와 토큰은 연구자와 학생이 함께 제작하였다. 즉 학생이 원하는 토큰 보드를 정하였으며 그에 따른 토큰 또한 학생이 원하는 것으로 선정하여 제작하였다.
본 연구에서 측정한 종속변인은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으로 송희림과 김은경(2020)의 분석체계를 참고하여 <표 2-3>와 같이 조작적 정의를 하였다. 자리이탈행동의 경우, 수업 시간 중 자신의 의자에서 일어나 한 걸음이라도 움직이면 정반응, 그 외의 반응은 모두 오반응으로 처리하였다. 특히 수업 시간 중 자신의 의자와 엉덩이를 떼었지만 한 걸음이라도 움직이지 않았거나 앉은 자세를 고치기 위해 잠시 자신의 의자에서 엉덩이를 뗀 경우에는 오반응으로 처리하였다. 과제수행행동의 경우, 수업 시간 중 주어진 과제(한쪽에 7문제가 있는 과제)를 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완성한 경우는 정반응으로 처리하였다. 이 경우, 문제를 틀리더라도 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완성한 경우에는 정반응으로 처리하였다. 그 외의 반응은 모두 오반응으로 처리하였다. 과제 내용은 학생의 인지 및 학습 특성에 근거하여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국어는 8칸 국어 노트에 단어 따라 쓰기 과제를 제시하였으며, 연구 참여자가 2∼4개의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 중 7개의 단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학은 (한 자릿수)+(한 자릿수) 또는 (한 자릿수)-(한 자릿수) 연산 문제 중에서 7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연구는 2023년 8월 다섯째 주부터 2023년 12월 넷째 주까지 진행되었다. 연구 준비는 2023년 8월 다섯째 주부터 2023년 9월 셋째 주까지 실시되었다. 구체적으로 참여자의 선정 기준에 따라 2023년 8월 다섯째 주에는 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회를 통해 연구 참여자의 다요소행동지원을 위한 생활지원중심 IEP 수립을 결정하였다. 9월 첫째 주부터 9월 셋째 주까지 특수교육 지원인력을 훈련시켰다. 또한 참여자에게 보이는 문제행동을 선별하여 면담, 동기평가척도(Motivation Assessment Scale: MAS)와 A-B-C 관찰 기록지를 통해 행동의 기능을 파악하고 가설을 설정하였다. 그 후, 연구 참여자와 면담을 진행하여 선호도 평가를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생활지원중심 IEP를 위한 BIP를 작성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준비 기간 및 내용은 <표 2-4>에 제시하였다.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의 연구 기간 및 내용은 <표 2-5>와 <표 2-6>에 제시하였다.
구분 | 기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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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선 |
2023년 9월 넷째 주 - 2023년 10월 둘째 주 |
⦁ 기초선 측정 |
중재 |
2023년 10월 셋째 주 - 2023년 11월 넷째 주 |
⦁ 다요소행동중재 실시 및 측정 |
유지 |
2023년 12월 셋째 주 - 2023년 12월 넷째 주 |
⦁ 유지 측정 (중재 2주일 후 측정) |
구분 | 기간 | 내용 |
---|---|---|
기초선 |
2023년 9월 넷째 주 - 2023년 10월 둘째 주 |
⦁ 기초선 측정 |
중재 |
2023년 10월 셋째 주 - 2023년 12월 첫째 주 |
⦁ 다요소행동중재 실시 및 측정 |
유지 |
2023년 12월 셋째 주 - 2023년 12월 넷째 주 |
⦁ 유지 측정 (중재 1주일 후 측정) |
연구는 C 시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특수학급에서 이루어졌다. 연구 참여자는 일주일에 2번 국어와 수학 시간에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았다. 연구 장소는 대상 학생이 평소에 수업을 받던 장소로 연구 참여자에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과 장소 중 하나이다. 특수학급은 약 11평 정도의 크기로 2인용 책상 4개가 ‘ㄷ’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2인용 책상에는 의자가 1개씩 놓여 있어 학생 1명당 2인용 책상 1개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더욱 효과적인 중재를 위해 참여자는 교실 앞을 바라보고 있는 자리에 앉도록 하였다. 특수학급이 운동장 바로 옆에 있어 수업 시간에는 창문을 열지 않았으며 냉·난방기와 공기 순환 장치를 활용하였다.
생활지원중심 IEP를 수립하기 위해 참여 학생의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회를 실시하였다. 협의회에는 교장, 교감, 학부모, 특수교사, 일반교사가 참석하였으며 협의회를 통해 현재 학생이 보이는 행동 특성에 대해 공유하며 행동이 보이는 문제행동 수준을 파악하였다. 학생이 보이는 자리이탈행동은 연구 참여자 개인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어 그에 따른 생활지원중심 IEP를 수립하였다.
연구 참여자에 대한 생활지원중심 IEP를 수립하기로 결정한 후, 연구자는 특수교육 지원인력에게 연구의 목적과 함께 필요성을 안내하였다. 연구 준비 기간 동안 연구자는 특수교육 지원인력에게 행동의 원리, 문제행동의 조작적 정의, 문제행동의 기능, FBA, 선호도 평가에 대해 훈련을 제공하였다. BIP를 토대로 다요소행동중재(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중재, 후속결과 중재)에 대해 연구자가 특수교육 지원인력에게 수시로 훈련을 실시하여 일관된 중재 및 관찰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리이탈행동에 대한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FBA를 실시하였다. 간접평가 방법으로 교사와 학부모, 특수교육 지원인력을 대상으로 면담과 MAS를 사용하였다. 면담과 MAS를 통해 알게 된 행동의 기능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직접평가 방법으로 A-B-C 관찰 기록지를 작성하였다.
연구 참여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 특수교육 지원인력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기능평가 인터뷰(Functional Assessment Interview: FAI; O’Neill et al., 2014)를 토대로 반구조화된 면담을 제공하였으며, 모든 면담은 대면으로 진행하였다.
수업 시간에 보이는 자리이탈행동의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자와 특수교육 지원인력이 함께 MAS를 실시하였다. MAS는 16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들은 학생의 문제행동이 발생하는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다. MAS를 통해 사회적 관심과 물건획득, 회피, 감각적 자극의 상대적인 영역을 평가할 수 있다(Durand & Crimnins, 1988). 그 결과, 회피 기능이 1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학부모, 특수교육 지원인력 면담과 MAS를 통해 알게 된 자리이탈행동의 기능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A-B-C 관찰 기록지를 작성하였다. A-B-C 관찰 기록지는 수업이 이루어지는 40분의 수업 시간 동안 작성되었으며 교사와 특수교육 지원인력이 수업 상황을 직접 관찰하며 자리이탈행동이 발생할 때마다 선행사건과 후속결과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
참여자의 자리이탈행동에 대해 FBA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는 수업 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회피하고자 자리이탈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기능평가 결과에 따라 가설을 수립하였으며 그에 따라 작성된 가설은 <표 2-7>과 같다.
구분 | 내용 |
---|---|
기능 | 회피 |
가설 | 참여자는 특수학급 수업 시간에 과제(국어, 수학)가 주어지면, 과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리를 이탈하여 교실을 돌아다니는 행동을 보일 것이다. |
효과적인 강화제를 판별하기 위해 선호도 평가(preference assessment)를 실시하였다. 연구자는 학생과 1학기를 함께 보내면서 학생에 대한 강화제를 파악하고 있었으나 선호하는 강화제가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있기에 면담을 진행하여 강화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선호도 평가는 개방형 질문, 선택형 질문, 순위형 질문을 사용하였다(이성봉 등, 2019). 그 결과 연구 참여자는 틱톡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왔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색칠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한 밀크 초콜릿과 오렌지맛 음료수, 콜라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왔다. 선호도 평가를 통한 강화제 순위는 1순위 틱톡 노래에 맞춰 춤추기 2순위 밀크 초콜릿과 콜라 3순위 캐릭터 색칠하기와 오렌지맛 음료수로 나타났다.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 자료 수집은 평소 연구 참여자가 수업을 받는 특수학급 상황에서 이루어졌으며 1:1 상황 또는 1:다수 상황에서 기초선이 측정되었다. 자리이탈행동은 매 회기 수업이 시작되고 10분이 지난 후부터 30분 동안 자료를 수집하였다. 기초선 기간은 주 2회 진행하였으며 총 4회 실시하였다. 과제수행행동은 한 주당 열 번의 과제수행 기회를 제공하여 수행률을 살펴보았다. 기초선 기간은 3주에 걸쳐 총 3회 실시하였다.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 기초선 기간에는 어떠한 중재도 적용하지 않았으며, 연속 3회기 이상 안정성을 보일 때까지 측정하였다.
연구 환경과 자료 수집은 기초선과 동일하였으며 중재는 연구자와 특수교육 지원인력이 BIP를 통해 수립된 다요소행동중재를 일관되게 진행하였다. 자리이탈행동은 주 2회씩, 총 14회 실시하였다. 자리이탈행동의 중재는 연속 5회 자리이탈률이 5% 미만일 때 종료하였다. 과제수행행동은 연속 2회 과제수행률이 90% 이상인 경우 종료하였다. 중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표 2-2>와 연구도구에 기술하였다.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의 기초선, 중재, 유지 기간 자료는 특수학급 수업 시간에 측정되었다. 자리이탈행동은 총 40분의 수업 시간 중에서 수업 시작 직후 10분을 제외하고 30분 동안 수집되었다. 측정은 부분간격기록법(Partial Interval Recording)을 활용하여 측정하였으며 30분의 수업 시간을 30초 단위로 나누어 간격 내에 잠시라도 자리이탈행동이 발생하면 (+)로 기록지에 즉시 기록하였다. 자리이탈 발생률은 ‘표시된 간격의 수 / 전체 간격 수 × 100’ 공식으로 산출하였다. 과제수행행동은 한 주당 열 번의 과제수행 기회를 제공하여 표적행동의 발생 유무를 기록하였고, ‘과제를 수행한 수 / 전체 과제 수 × 100’의 공식을 통해 산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시각적 분석과 통계적 분석을 병행하여 다요소행동중재 효과를 분석하였다. 시각적 분석을 위해 구간 내 자료점의 수준, 즉각성, 경향을 활용하였다. 수준은 표적 행동의 변화와 안정성의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기초선, 중재, 유지 각 단계의 평균으로 분석하였다. 즉각성은 중재의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나타났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기초선 구간의 마지막 자료점과 중재 구간의 첫 자료점의 변화 차이를 분석하였다. 경향은 중앙 이분법(Split-Middle Method)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통계적 분석은 간편 통계적 접근으로 평균과 범위, 중재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비중첩비율(Percentage of Non-overlap Data: PND)를 활용하였다. PND는 기초선 구간의 자료점과 중첩되지 않은 중재 구간의 자료점의 수를 중재 구간 자료점의 전체 수로 나누어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PND의 경우 매우 효과적인 중재(90% 이상), 효과적인 중재(70% 이상-90% 미만), 효과가 낮은 중재(50% 이상-70% 미만), 거의 효과적이지 않은 중재(50% 미만)로 해석하였다(Scruggs & Mastropieri, 1998). 또한 일화 분석을 실시하여 수치로는 기록할 수 없으나 참여 학생의 특이사항이나 행동, 자리이탈행동 및 과제수행행동 외에 나타나는 변화와 행동의 질적인 부분이 발생한 것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중재 효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객관적인 행동 관찰을 하기 위해 제1관찰자인 연구자와 제2관찰자인 특수교육 지원인력이 관찰하였다. 제1관찰자와 제2관찰자는 자리이탈행동 및 과제수행행동의 조작적 정의, 정반응과 오반응의 예시를 숙지하였다. 연구 준비 기간 동안 특수학급에서 연구 참여학생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면서 관찰자간 훈련을 실시하였다. 제1관찰자와 제2관찰자간의 기록결과에 차이가 있을 경우 조작적 정의를 재확인하였다. 관찰자간 일치도가 연속 2회기 90% 이상 나타날 때까지 훈련을 진행하였다. 실험이 시작되는 기초선, 중재, 유지 기간에 걸쳐 제1관찰자와 제2관찰자 모두 조작적 정의를 숙지하고 직접 관찰을 실시하였으며 관찰이 끝난 직후 관찰지를 점검하였다. 관찰자간 신뢰도는 ‘행동발생에 대한 일치수 / 행동발생에 대한 일치수 + 행동발생에 대한 불일치수 × 100’ 공식을 통해 산출하였다. 관찰자간 신뢰도의 전체 평균과 범위는 95%(91-100%)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내적 타당도를 높이고자 중재 충실도를 점검하였다. 중재가 충실하게 실행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양명희(2018)가 제시한 중재계획과 중재 적용 영역을 중심으로 선행연구(권소영, 2016; 차재경, 2013)의 중재충실도 문항을 참고하여 중재에 대한 점검표를 작성하였다. 중재 충실도의 문항은 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 실시를 확인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특수교육학과 교수의 내용 타당도 검증과정을 거쳐 3점 평정척도를 사용하여 총 8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중재 충실도는 ‘획득된 척도 점수의 합 / 전체 척도 점수의 합 × 100’ 공식을 통해 산출하였다. 제1관찰자와 제2관찰자가 매번 중재가 시행되기 전에 중재 점검표 목록을 숙지하고 중재를 실시하였으며 중재가 끝난 직후 평가를 진행하였다. 중재 충실도의 평균과 범위는 93.75%(87.5-100%)로 나타났다.
사회적 타당도 검사는 중재 목표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 중재절차의 사회적 수용성, 중재 결과의 의미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양명희, 김황용, 2002). 이를 근거로 중재 종료 후 사회적 타당도를 측정하기 위해 선행연구(김보람, 2012)를 참고하여 연구에 적절하게 수정 보완하여 총 7문항(① 중재의 목표가 학생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② 자리이탈을 감소시키고 과제수행을 증가시키기 위해 다요소행동중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③ 다요소행동중재 내용은 참여 학생의 자리이탈 감소 및 과제수행률 증가에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④ 다요소행동중재절차가 참여 학생의 자리이탈 감소 및 과제수행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절하였습니까? ⑤ 다요소행동중재가 참여 학생에게 전반적으로 효과적이었습니까? ⑥ 대상 학생의 자리이탈행동 감소 및 과제수행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해 다요소행동중재를 사용할 의향이 있습니까? ⑦ 자리이탈행동을 줄이고 과제수행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다요소행동중재를 추천할 의향이 있으십니까?)으로 구성하였다. 점검표는 ‘그렇다’ 2점, ‘보통이다’ 1점, ‘아니다’ 0점으로 3점 평점척도로 제작하였으며 대상 학생의 어머니가 평가하도록 하였다. 사회적 타당도는 ‘표시된 척도 점수의 합 / 전체 척도 점수의 합 × 100’으로 산출하였으며 평균은 100%로 나타났다.
Ⅲ. 연구 결과
참여 학생의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에서 나타난 자리이탈률의 평균과 범위는 <표 3-1>에 제시하였으며, 시각적 변화는 <그림 3-1>에 그래프로 제시하였다.
내용 | 측정 | 기초선 | 중재 | 유지 | 중재 PND | 유지 PND |
---|---|---|---|---|---|---|
자리이탈률 | 평균(범위) | 46(42-50) | 7(0-15) | 7(3-8) | 100 | 100 |
자리이탈률의 경우, 기초선 구간에서 평균 46%(범위 42-50%)를 나타냈다. 중재를 적용하자마자 자리이탈률이 13%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중재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중재 구간 동안 평균 7%(범위 0-15%)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감소 경향을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초선 구간과 PND는 100%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자리이탈행동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유지 효과를 살펴보면 <표 3-1>과 <그림 3-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리이탈률의 감소가 중재 종료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가 제공되지 않았던 유지 단계에서의 자리이탈률은 평균 7%(범위 3-8%)로 나타났으며 기초선 구간에 비해 안정적이고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기초선 구간과 유지의 PND는 100%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자리이탈행동 감소의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적절한 방식으로 교사에게 요구한 경우에는 1분에서 2분 정도 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5회기, 6회기, 7회기, 8회기를 측정하는 동안 쉬는 시간에 다소 산만한 행동들을 보였으나 9회기, 10회기에는 놀이 공간에 착석하여 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4회기부터 18회기까지는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의자에 착석하여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5회기에는 30분의 관찰 시간 동안 휴식 시간을 요청하지 않고 수업에 끝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하였다. 더불어 11회기, 12회기, 13회기에는 쉬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특수학급에서 함께 학습하는 후배의 과제를 도와주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또한 자리이탈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손을 들고 교사에게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거나 자리를 이탈한 경우, 스스로 자리이탈을 인지하고 바로 의자에 앉는 모습을 보여주었다(14회기, 16회기, 17회기, 18회기). 수업이 시작되기 전 쉬는 시간에 미리 화장실이나 보건실 등을 다녀오는 행동이 형성되어 수업 중 과제를 회피하기 위해 화장실이나 보건실에 가고자 하는 모습이 감소하였다. 정말로 필요한 경우에는 수업 시간 중 연구자에게 화장실이나 보건실 등을 다녀와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외에는 스스로 “(화장실을 사전에 다녀온 상황)쉬는 시간에 가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착석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수업 시간 중 함께 공부하는 선배나 후배, 교사에게 다가가고 싶은 경우에는 손을 들고 잠시 가도 괜찮은지 여부를 묻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여 학생의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에서 나타난 과제수행률의 평균과 범위는 <표 3-2>에 제시하였으며, 시각적 변화는 <그림 3-2>에 그래프로 제시하였다.
내용 | 측정 | 기초선 | 중재 | 유지 | 중재 PND | 유지 PND |
---|---|---|---|---|---|---|
과제수행률 | 평균(범위) | 33.3(30-40) | 77.5(70-90) | 80(80-80) | 100 | 100 |
과제수행률의 경우, 기초선 구간에서 평균 33.3%(범위 30-40%)를 나타냈다. 중재가 적용된 직후 과제수행률이 70%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중재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중재 구간 동안 평균 77.5%(범위 70-90%)로 안정적인 증가 경향을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중재 구간 중 과제수행행동이 감소되는 경향 없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에 따라 기초선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행률을 나타냈다. 또한 기초선 구간과 중재의 PND는 100%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과제수행행동 증가에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유지 효과를 살펴보면 <표 3-2>와 <그림 3-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과제수행의 증가가 중재 종료 이후에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가 제공되지 않은 유지 구간에서도 평균 80%로 중재 구간의 평균 77.5%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또한 기초선 구간과 유지의 PND는 100%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과제수행행동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중재 전 참여 학생은 과제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한숨을 쉬거나 몸을 꼬는 등 과제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재가 시작되고 5회기 중반부터는 과제를 거부하는 행동이 많이 감소하였으며 “선생님, 오늘은 무슨 공부해요?”, “오늘은 저 이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먼저 물으며 학습에 대한 흥미를 보여주었다. 또한 “너무 재미있어요.”, “선생님, 저희 이것 다음에 또 해요.”, “벌써 끝났어요?” 등 주어진 과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자리이탈행동 측정 기간 중 15회기에서는 수업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까지 연장하여 주어진 과제를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학습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져 활동을 끝낸 과제물을 일반학급이나 가정에 가지고 가도 되는지 묻기도 하였다. 이는 유지 기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한 중재가 끝나고 유지 기간에도 과제에 대한 거부감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새로운 과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Ⅳ. 논의 및 제언
본 연구는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가 지적장애학생의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BIP를 계획하여 중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자리이탈행동은 감소하였고 중재 종료 2주 후에도 유지되었다. 둘째, 과제수행행동은 증가하였고 중재 종료 1주 후에도 유지되었다. 즉,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가 지적장애학생의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에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참여학생의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행동의 기능을 철저히 분석하고 학생의 개별적 특성을 근거로 한 BIP를 설계 및 실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강영모, 강윤모와 손승현 연구(2021)와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며 BIP의 적용이 지적장애학생의 수업 참여 행동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임을 뒷받침한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성공적인 학령기를 위해서는 학습뿐만 아니라 행동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는 문제행동을 중재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효과적인 행동지원을 위해서는 FBA가 필수적이어야 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BIP 수립 시 연구자가 임의적으로 강화제를 선택하지 않았으며 학생과 직접 면담을 통해 선호도 평가를 실시하였다. 참여 학생은 틱톡 노래에 맞춰 춤추기, 밀크 초콜릿, 콜라, 캐릭터 색칠하기, 오렌지맛 음료수 등 분명한 선호물이 있었고, 본 연구에서는 토큰경제와 결합하여 지원강화제로 사용하였다. 학생의 선호도 평가 결과에 기반한 후속결과 중재의 적극적인 활용이 자리이탈행동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개별화된 강화물을 제공했던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김갑상 등, 2015; 김창호, 이미애, 2013; 정지영, 김은경 2023). 따라서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BIP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복잡성을 고려하여 학생, 부모, 이전 학년의 담임교사 등 학생을 둘러싼 주요 인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학생의 선호도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에 중점을 두어 다요소행동중재를 계획하였다. 문제행동 예방을 위해 중재 초반에는 적절한 대체행동을 습득할 수 있도록 과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해주었으나 계속해서 과제를 회피하게 할 수는 없었다. 「장애학생 행동중재 가이드라인(교육부, 2023b)」을 살펴보면 문제행동으로 인해 교육활동을 방해하거나 자신과 타인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어려움이 발생하는 경우 향후 장애학생 특성을 고려한 행동중재 및 학습 환경을 조성하여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해야한다고 명시하였다. 즉, 자리이탈행동의 감소의 목적은 결국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과제 난이도를 조정하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의 선호도와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교과서 위주의 수업이 아닌 발표와 토론, 활동 중심의 교수·학습 환경으로 구성하였다. 교육과정은 학습자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 될 수 있어야 하며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추구하는 주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현상이나 대상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박영림, 2019). 본 연구에서는 학생 중심의 다양하고 유익한 교수·학습 환경을 조성하였으며 그에 따라 학생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와 과제에 대한 회피 감소 등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다. 따라서 과제회피를 위한 문제행동이 발생하여 다요소행동중재를 사용할 경우, 학생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한 교수·학습 및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학생이 보이는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을 중재하기 위해 생활지원중심 IEP를 계획 및 수립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IEP는 특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계획서로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교육목표와 내용, 방법, 평가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담고 있다(정주영, 2008). 이러한 IEP는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적 요구에 대해 체계적이어야 하며 추적 가능한 지원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문서로 그 목적을 가지고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강은영 등, 2018; 경기도교육청, 2017). 특수교육 현장은 IEP의 목표를 설정하고자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 및 학부모의 교육적인 요구를 파악하고 있으나 해당 설문조사는 교사 또는 학교마다 개발한 것으로 공통된 서식이 아니다(최지혜 등, 2023). 이는 IEP를 계획할 때 학생의 현행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강은영 등, 2018). 배성현과 박찬우(2019)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IEP 실행 시 겪는 어려움을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학교에서 IEP를 수립할 때 학부모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것과 더불어 자녀가 보이는 문제행동에 대해 학교는 관심이 부족하여 지도가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효정 등의 연구(2014)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요구영역에 대한 지원계획을 포함한 IEP의 개발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IEP의 연간 목표 안에는 학생이 보이는 행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 및 교수 방법 등의 재구성을 통하여 그에 적합한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박계신, 2022). 이에 본 연구는 학생에게 필요한 요구영역을 선정하여 생활지원중심 IEP를 수립하였으며 그에 따라 선행연구들에서 지적한 IEP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실천한 연구로서 의미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계획된 BIP를 연구자 단독으로 실행하는 것이 아닌 학생을 지원하는 특수교육 지원인력과 함께 실시했다는 점에서 현장연구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수교육 지원인력은 특수교사와 협력하여 학생의 개별적 욕구 지원, 교수 및 학습 활동 지원, 문제행동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김일명, 조홍중, 2006; 나경은, 이승학, 송승민, 2021; 이진숙, 박소영, 2009). 이러한 협력적 접근은 본 연구에서 관찰자 간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중재의 충실도를 향상시키는 것에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본 연구의 접근 방식은 교사와 특수교육 지원인력과의 협업이 중재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협업은 학생이 통합학급에서 유사한 문제행동을 보일 경우, 특수교육 지원인력이 동일한 중재 방법을 사용하여 독립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중재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셋째, 본 연구는 중재 실행 과정을 비디오 촬영하는 대신 직접 관찰과 실시간 데이터 기록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중재의 효과를 평가하였다. 이 결정은 연구 참여자의 개인 정보 보호, 현장의 윤리적 고려, 그리고 학교 현장의 특정 상황 및 실제 업무의 복잡성을 깊이 고려한 결과였다. 본 연구에서 채택한 실시간 데이터 기록 방법은 연구의 신뢰성을 담보하며(Kazdin, 2011; Ledford & Gast, 2018), 실제 교육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적용 가능한 결과를 제공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다중 기록자가 사전에 철저한 훈련과 연습을 거쳤으며, 관찰자 간 신뢰도 측정을 통해 데이터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더욱 높였다. 이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근거 기반 실제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모든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재분석하는 것이 현장 업무 상황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음을 고려했다. 본 연구에서 시도한 실시간 데이터 기록 방법은 선행연구와 차별화되며, 이는 현장 적용성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립변인으로 선정된 생활지원중심 IEP에 기반한 다요소행동중재는 행동의 기능에 근거하여 선행사건 중재, 대체행동 교수, 후속결과 중재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접근은 선행연구(Dunlap & Fox, 2011; Horner et al., 2002)에 기반하여 단일 중재보다 다요소행동중재가 중재 효과 및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가정 하에 계획되고 실행되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단일 요소만으로 개입하는 것은 드물며, 복합적 접근이 더 자연스러우며 현실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연구의 실제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다요소행동중재 효과에 가장 영향을 미친 단일 요소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것은 어려웠다. 다요소행동중재 중 자리이탈행동 감소에 핵심적으로 영향을 끼친 요소를 파악하는 것은 현장의 시간적 제약과 복잡한 상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모든 요소를 동시에 제시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하여 점진적으로 요소를 추가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을 통해 각 요소들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각 요소의 기여도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중재 전략을 설계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생활지원중심 IEP 영역 중 참여했던 학생에게 필요했던 ‘행동지원’ 영역에만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여 생활 지원 영역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지 못했다. 2022 개정 특수교육 교육과정에서는 학생 중심의 교육, 실생활에서의 독립성과 사회 통합을 위한 교육,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교육부, 2022). 이러한 취지에서 학생의 독립적인 삶에 기반이 되는 생활 적응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일상생활 활동’이 신설되었다. 일상생활 활동 교육과정은 장애 정도가 심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적합한 생애 맞춤형 교육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특성과 생태학적 맥락, 교육적 요구의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교육하는 활동이다. 즉 학생에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맞춤형으로 교육이 가능한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후속 연구에서는 행동지원 영역뿐 아니라 의사소통, 신변자립, 사회적 기술, 정서적 지원, 진로·직업 활동, 여가활동 등 다양한 영역의 생활지원 중심 IEP를 작성하여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본 연구는 단일 사례에 초점을 맞춰 개별 참여자에 대한 중재의 효과를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교실 현장에서 적용하기 용이한 AB설계를 사용하였다. 현장연구로서의 가치는 확보하였으나 중재와 종속변인간의 기능적 관계를 밝히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중재와 종속변인의 기능적 관계를 좀 더 명확히 밝히기 위해 현장에서 상황간, 대상자간, 혹은 행동간 중다기초선설계(Multiple Baseline Design)를 활용하여 연구의 내적 타당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1명의 지적장애학생에 국한하여 다요소행동중재를 적용하였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반복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참여자는 시간제 특수학급 학생으로 특수학급에서 자리이탈행동과 과제수행행동에 대한 중재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특수학급뿐 아니라 통합학급에서의 일반화를 살펴보는 연구도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