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언어적 특성 중 하나가 반향어 사용이다. 반향어에는 즉각 반향어와 지연 반향어가 있으며, 즉각 반향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적절한 대응이나 개시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의사소통 현상이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일부 연구자는 반향어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상동적인 행동으로 간주하여 소거 또는 대체할 것을 주장하였다(Carr et al, 1975; Coleman & stedman, 1974; Durand & Crimmins, 1987; Fox et al., 1988; Lovaas, 1997; Schrebman & Carr, 1978). 이에 반하여 최근에는 반향어가 아무런 의미 없는 소리가 아니며(Tiegerman-Faber, 2002) 즉각 반향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무엇인가를 이해한다는 증거이고 기능적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았다(Prizant & Duchan, 1981). 지연 반향어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상호작용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Prizant & Rydel, 1984) 보았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사용한 반향어로 표현된 의도를 이해하고 메시지에 적절하게 반응했다면, 이들이 사용한 언어가 반향어라 할지라도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준 것이며 언어 활용을 한 것이라고 간주하였다(Rydel & Prizant, 1995).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 표현에 나타나는 기능을 조사한 연구들은 반향어가 상호작용의 맥락에서 언어 활용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연구를 통해 반향어에 내포된 기능의 특성을 알아보는 데 주력하였다(Fay & Schuler, 1980; Prizant, 1983). 이들은 이전의 행동주의 연구자들이 통제된 중재를 줄곧 해왔고 반향어 속에 내포된 의사소통 의도와 기능, 아동의 인지, 사회, 언어 발달에 있어서 반향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반향어 연구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맞물려 Carr(1979)는 표현언어를 획득하지 못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사인이나 문자, 시각적 표상 등의 비음성 언어 자극을 활용한 언어치료가 효과적임을 발표하였다. Wetherby와 Prutting(1984)은 의사소통 기능을 대상 요구, 행동 요구, 사회적 관습의 요구, 허락 요구, 정보 요구, 저항, 다른 것에 대한 승인, 자랑, 설명, 자기조명, 명명, 수행문, 감탄, 반동, 무의어 등 15가지로 분류하고 이를 중재하는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이효신과 이정남(2008)은 문자를 사용한 언어 중재가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자발적 발화가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국내 반향어 연구는 최근 중학생의 지연 반향어를 중재하기 위해 교사가 질문을 활용하여 지연 반향어를 중단시킨 후 적절한 행동을 다시 지시한 재지시(response interruption and redirection, RIRD)와 자기점검 전략을 사용한 연구가 있고(강영모 등, 2023), 협력적 팀 접근을 통한 중심축 반응교수로 유아의 사회적 의사소통 행동을 다룬 연구가 있다(김설아, 김은경, 2019).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일반적으로 청각적인 자극을 통하여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반면, 시각적 정보를 잘 처리하는 능력이 있다(이지연 등, 2016). 시각적 학습자 또는 시각적 정보 처리자인 경우가 많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시각 단서 제공 방법은 성과가 입증된 효과적인 중재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은경, 방명애, 박현옥, 2014). 시각적 지원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주의집중을 유지하게 하고 구어를 이해하고 환경의 순서를 이해 및 조직화하도록 하는 단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의사소통과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Westling & Fox, 2004). 시각 단서를 사용한 중재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환경을 이해하고, 계획된 사건을 예상하고, 기대와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Quill, 1997),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을 만날 때 겪는 혼란이나 불안을 완화 시키게 하기도 한다(Mirenda, Braun, 2009).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시각적 특성을 잘 이용할 수 있는 교수법에 개별시도교수(discrete trial teaching)가 있다. 개별시도교수는 차별화된 자극, 학습자의 반응, 학습자의 반응에 기초한 결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나의 행동을 작은 하위 기술로 나누어 가르치기 때문에 계획적이고 통합적인 중재가 가능하다(정지은, 양문봉, 2021). 개별시도교수는 1987년 Lovaas의 연구를 시작으로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 효과적이며,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를 익히는 데 효과적이라 하였다(이소현 등 2012; 이정해, 이성봉, 2016; 임은정, 2019; 황영후 등 2018; Conallen & Reed, 2016; Ghezzi 2007; Simpson, de Boer-Ott, & Smith-Myles, 2003).
이 연구에서는 화살표 시각 단서인 화살표 카드를 매개로 자극에 반응하는 방법인 개별시도교수 방법을 사용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를 지도하려고 하였다. 화살표 시각 단서기법은 간결한 자극에 의해 반응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중재 방법이기 때문에 명확한 지시나 단서가 없을 경우 정반응을 나타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이소현 등 2012).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상황과 유사한 상황에서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한 개별시도교수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에 어떠한 효과를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이 연구의 참여자는 반향어를 사용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3명이며,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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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받은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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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에서 전문의로부터 ABA 중재를 권유받은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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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언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나 반향어 사용을 보이는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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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능력에 장애가 없는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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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ARS(Childhood Autism Rating Scale: CARS) 결과, 15.0-36.5로 자폐 관련 행동 또는 중등도 수준의 자폐 관련 행동을 보이는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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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연구 참여에 동의한 아동
연구 참여자는 병원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으로 중재를 제안받아 경기도 일산에 소재한 A센터를 다니고 있는 3명이다. 연구 참여자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과 같이 연구 참여자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초기의 아동들로 반향어에 대한 중재 경험이 없었으며, 반향어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발현되는 아동들이었다. 특히 아동 2의 경우 반향어 정도가 다른 아동들과 비슷한 정도였으나, 문장 의사소통 즉 인트라버벌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 하고 그 후에 자신의 대답을 여러 번 반복하여 말하는 형태의 반향어를 보이고 있었다.
이 연구는 일산에 있는 A ABA센터에서 진행하였으며, 실험은 일방경과 DVR-216U-K2라는 CCTV가 설치되어있는 치료실에서 실시하였다. 치료실에는 아동 책상과 의자, 교구장 하나가 배치되어 있으며, 바닥에는 아동이 쉴 수 있는 5cm의 푹신한 아동 매트가 깔려있었다.
연구 기간은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이며, 1회기의 사전 반향어 평가 기간 후 기초선을 실시하였다. 중재는 2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재 후 유지, 일반화 순으로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각 아동의 반향어 정도를 사전평가를 통해 살펴보았다. 사전평가에서는 ‘호명반응과 동작카드에 대한 물음 평가 목록을 사용하여 아동이 기초적인 어휘와 문장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였다. 강화 없이 각 참여 아동들이 물음에 대답을 하고 있는지 반향어로 표현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였으며, 연구 참여 아동들의 응답에 기초하여 반응을 작성하였다. <표 2>는 호명반응과 동작카드에 대한 물음 평가 목록이고 <표 3>은 이에 대한 각 아동의 대답이다.
호명 반응에 대한 물음 평가 | 동작카드 물음 평가 뭐하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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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2. 이름이 뭐야? 3. (이름을 부르며) 00야? |
1. 박수를 쳐요. 2. 수박을 먹어요. 3. 미끄럼틀을 타요. 4. 그네를 타요. 5. 핸드폰을 닦아요. 6. 웃어요. 7. 잠을 자요. 8. 테이프를 붙여요. 9. 기침을 해요. 10. 세수를 해요. |
이 연구에서는 시각 단서를 활용한 개별시도교수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3명을 대상으로 대상간 중다 기초선(multiple baseline design across subjects)을 실시하였다. 기초선 단계에서 아동들의 반향어에 대한 기초선 자료를 수집하였고, 각 아동의 기초선 자료가 안정적이거나 반향어의 사용이 줄지 않았음을 확인한 다음 중재 단계를 시작하였다. 중재는 2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나 1단계와 2단계의 중재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각 아동의 중재 자료가 3회기 이상 반향어 사용률의 감소를 보일 때 중재의 효과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다음 아동의 중재를 시작하였으며, 세 아동 모두 동일하게 중재 절차를 적용하였다. 유지 및 일반화 단계에서도 동일한 중재 기준을 적용하였다. 단, 중재를 종료하는 시기는 중재 단계에서는 반향어 사용률이 3회기 이상 0과 가까워질 때, 유지와 일반화 단계에서는 3회기 이상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을 때, 중재를 종료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유지 단계에서는 2주간의 시간을 두고 다른 중재실에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일반화 단계에서는 유지 과정 종료 후에 원래 치료실에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 연구의 절차는 기초선, 중재 1단계, 중재 2단계, 유지, 일반화 순서로 실시되었으며, 각 단계의 회기 당 시간은 40분이다. 각 단계의 전 과정은 자료분석을 위해 녹화되었다.
기초선 단계는 4회기 걸쳐 실시되었으며, 매회기 아동에게 중재 전 질문 2개를 실시하였다. 1단계 중재에 대한 기초선 측정은 10개의 호명 반응에 대한 질문이며, 2단계 중재에 대한 기초선 측정은 10개의 동작 카드에 대한 질문이다. 각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정반응이면 +, 오반응이면 -로 처리하였다. 두 단계 모두 강화는 제공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를 줄이기 위해 개별시도교수에 시각 단서를 사용하였다. 중재는 2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재 1단계에서는 화살표 시각 단서에 대한 호명반응을, 중재 2단계에서는 화살표 동작카드 시각 단서에 대한 문장식 대답을 지도하였다.
중재 1단계에서는 호명 반응에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하였다. “안녕.” “이름이 뭐야?” “00야.”로 이루어진 10개의 질문에 아동이 반응하기 전에 시각 단서가 제공되어 있는 카드를 붙이며 아동이 대답할 수 있게 하였다. 연구자가 인사를 하며 글씨 옆에 화살표 시각 지원물을 벨크로에 붙이면 아동은 반응 글씨 옆에 화살표 시각 지원물을 벨크로에 붙이면서 인사한다. 각 물음에 대한 시각 단서를 아동에게 제공하면 아동은 글씨 옆에 화살표 시각 단서를 벨크로에 부착하며 대답을 이어간다. 먼저 “안녕?”이라는 물음에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하며 화살표 시각 단서를 내려놓고, “이름이 뭐야?”라는 물음에 “000”라면서 자신의 이름을 대며 화살표 시각 단서를 내려놓는다. 다음으로 “00야?”라는 물음에 “네.”라는 대답을 하면서 화살표 시각적 단서를 벨크로에 붙인다.
연구자는 아동의 대답에 정반응은 +로, 오반응은 -로 기록하였다. 오반응은 피드백을 제공하여 아동이 반향어가 아닌 질문과 관련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중재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 아동들에게 중재 상황에 알맞은 강화물을 제공하기 위해 중재 전에 두 자극 선호도 평가(paired stimulus assessment)를 실시하였다. 선호도 평가 결과에 따라 아동 1은 귤젤리, 소리나는 선인장 인형, 자석교구 장난감이, 아동 2는 사탕 비타민, 마이쮸, 원형 고리 넣기 장난감이, 아동 3은 사탕 비타민, 마이쮸, 비누방울이 강화물로 제공되었다.
중재 1단계와 3분 정도의 차이를 두고 진행된 중재 2단계에서는 아동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동작이 담긴 카드와 동작카드판을 사용하여 단답식 대답이 아닌 주어와 서술어를 갖춘 문장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중재하였다. 중재에는 연구자의 질문 내용이 담긴 동작카드와 아동의 대답 동작카드 화살표를 붙일 동작카드판이 사용되었다. 벨크로를 부착한 카드를 붙일 수 있는 동작카드판은 연구자의 질문카드를 왼쪽에 아동의 대답카드를 오른쪽에 붙일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자가 의문형 문장으로 “뭐하고 있어?”라고 질문하면 아동은 “무엇을 해요.”라고 대답을 하며 동작카드를 내려놓아 벨크로에 붙이게 한다. 10문항 질문에 대한 대답 중 정반응은 +, 오반응은 –로 표시하였으며, 정반응에는 강화를 제공하고 오반응에는 피드백을 제공하여 아동들이 반향어 문장이 아닌 질문과 관련된 동작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중재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즉각 반향어에 대한 자료수집과 측정이 이루어졌다. 매회기 평가 활동을 촬영한 동영상을 관찰하며 즉각 반향어를 반응 기록지에 기록하여 자료를 수집한 후 비율을 산출하였다. 즉각 반향어의 비율은 아동의 총 반응 발화 기회의 수를 아동의 즉각 반향어 발화의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중재 전후, 각 구간 마다 비율을 측정해 중재에 따라 아동의 반향어가 어떻게 감소하는지 측정하였다. 측정된 반향어 사용률은 그래프를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중재 효과 크기를 알아보기 위해 비중복 비율(percent of nonoverlapping data: PND)을 산출하였다. PND는 중재가 이루어진 후의 데이터 포인트 수 중에서 기초선의 데이터 포인트의 가장 높은 포인트보다 큰 데이터 포인트를 중재 기간 동안의 데이터 포인트 수로 나눈 것에 100을 곱해 백분율을 구한다(Carr et al., 2014). 이 연구에서는 중재가 이루어진 후의 데이터 포인트 수 중에서 기초선의 데이터 포인트의 가장 낮은 포인트보다 더 낮은 포인트를 중재 기간 동안의 데이터 포인트 수로 나눈 것에 100을 곱해 백분율로 나타냈다. 그 이유는 반향어 사용률은 낮게 측정될수록 연구 결과의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PND는 50% 미만일 경우 중재 효과가 없거나 효과적이지 않고, 50%-70%일 경우 효과가 낮고, 90% 이상일 경우 매우 효과적인 중재로 해석한다(Scruggs et al., 1986).
이 연구의 관찰에는 연구자와 응용행동분석을 전공한 행동측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석사과정 1명이 참여하였다. 관찰자간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연구자와 제2의 관찰자가 독립적으로 영상을 보며 관찰과 기록을 실시하였다. 녹화를 보면서 진행된 관찰자 훈련은 연구자와 실험자가 함께 일치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이 연구의 기초선, 중재 1단계, 중재 2단계, 일반화, 유지 전 회기의 30%를 산정하여 시행 별 일치도를 산출하였다. 관찰자간 신뢰도는 개별시도교수의 중재 방법에 따라 변별자극(SD)과 반응을 측정하여 산출하였으며, 일치를 보인 시도수를 총 시도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하여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아동 1은 97.5%, 아동 2는 95.2%, 아동 3은 96.3%의 일치도가 산출되어 관찰자간 신뢰도의 평균값은 96.3% (95.2%-97.5%)로 나타났다.
중재 충실도는 중재 종료 후에 평가하였으며, 총 10문항의 3점 척도로 평정하였다. 중재 충실도 문항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동에게 제공되는 시각 단서 자료가 적절히 준비되었는가? 아동에게 과제를 제시하기 전 주의집중이 잘 되었는가? 아동에게 변별 자극(SD)제공 후 아동의 대답 전에 시각 단서 자료가 잘 전달되었는가? 각 시도에 맞는 시각 단서 자료가 적절히 제공되었는가? 과제 수행의 정반응에 대한 칭찬(강화)이 이루어졌는가?, 과제 수행의 정반응에 대한 자료가 일관적으로 수집되었는가? 과제 수행의 오반응에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는가?, 독립변인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며 자료가 일관적으로 수집되었는가?, 아동이 중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가?, 중재가 이루어지는 중재실이 개별시도교수의 환경으로 구성되었는가? 중재 충실도는 중재 회기를 녹화한 영상을 무작위로 30%를 선정하여 연구자의 중재 과정과 절차가 충실하게 수행되었는지를 평가하였다. 응용행동분석을 전공한 행동측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석사과정 1명과 학사과정 1명이 중재에 관한 설명과 훈련을 받고 각자 녹화된 영상을 시청하고 평가하였다. 중재 충실도는 전체 척도값의 합을 표시된 척도값의 합으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중재 충실도는 아동 1은 94.2%, 아동 2는 96.5%, 아동 3은 94.3%이며, 전체 95.0%(94.2%-96.5%)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회적 타당도는 중재 목표의 중요성, 중재 절차의 수용성, 중재 결과의 사회적 중요성을 평가하였다(Kennesy, 2002). 이 연구에서 적용한 화살표 시각 단서 중재가 사회적 타당성을 갖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실시한 사회적 타당도 평가는 중재 목표의 중요성, 중재의 효과성, 중재의 용이성, 중재 과정의 적절성, 중재의 적합성, 아동의 삶의 질 변화를 묻는 10문항 3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중재 중요성 문항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 중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화살표 시각 단서 기법을 이용한 반향어 중재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며, 효과의 적절성 문항은 중재 시도가 아동의 반향어를 없애기에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까? 독립변인의 조작이 아동의 반향어 중재에 긍정적으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까?이며, 중재의 용이성 문항은 아동에게 이 중재를 사용할 때 복잡한 도구 없이 중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아동에게 이 중재를 사용함에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합니까?이며, 중재 과정의 적합성 문항은 중재의 과정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까? 이 중재의 과정이 반향어가 나오는 아동들의 중재에 사용되어도 좋다고 생각합니까?이며, 아동의 삶의 질 변화 문항은 중재를 통해 아동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까? 이 중재가 다른 반향어가 나오는 아동들의 중재에 사용되어도 다른 아동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까?이다. 사회적 타당도 평가는 중재가 종료된 후 치료경력이 있는 치료사 1명과 특수교육 경험이 있는 전문가 1명, 그리고 아동의 어머니 3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사회적 타당도는 전체 척도값의 합을 표시된 척도값의 합으로 나누어 100을 곱하여 백분율로 환산하였고 사회적 타당도 평가에 따른 결과는 평균 95.2%(92.1%-100%)로 나타났다.
Ⅲ. 연구 결과
이 연구는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한 개별시도교수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중재는 2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재 1단계에서는 화살표 시각 단서에 따른 단답식 즉각 반향어를 살펴보았고, 중재는 2단계에서는 화살표 동작카드 시각 단서에 따른 문장식 즉각 반향어의 변화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표 4>와 같다.
대상\중재\단계 | 기초선 | 중재 | 유지 | 일반화 | 중재PND | |
---|---|---|---|---|---|---|
아동1 | 1단계 | 65.0 | 23.8 | 0.0 | 0.0 | 100 |
2단계 | 77.5 | 31.3 | 2.5 | 0.0 | 100 | |
아동2 | 1단계 | 71.6 | 20.0 | 15.0 | 15.0 | 90.0 |
2단계 | 68.3 | 29.0 | 0.0 | 2.5 | 70.0 | |
아동3 | 1단계 | 50.0 | 3.0 | 0.0 | 0.0 | 100 |
2단계 | 50.0 | 6.0 | 0.0 | 0.0 | 100 |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한 개별시도교수는 <표 4>에서와 같이 반향어 감소를 가져왔다. 기초선에서 아동 1은 65.0%, 아동 2는 71.6%, 아동 3은 50.0%의 평균 반향어 발현율을 보였다. 아동들은 대부분의 호명 반응에서 질문하는 연구자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형태를 보였고, 간혹 부모에게 교육받은 대로 대답은 하되 연구자의 말을 따라 한 후에 자신의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재 1단계에서 호명반응에 대한 질문에 점차 적절한 대답을 하였고 각자의 선호 강화물로 강화를 받으며 피드백을 받았다. <그림 3>의 시각적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중재 1단계의 그래프에서 즉각 반향어 사용률이 아동 1은 40.0%에서 0.0%로, 아동 2는 60.0%에서 0.0%로, 아동 3은 20.0%에서 0.0%로 감소하였으며, 세 아동 모두 중재 효과가 유지되고 일반화되었다.
중재 1단계의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 대한 즉각 반향어는 아동 1의 경우 100%, 아동 2의 경우 90.0%, 아동 3의 경우 100%의 비중복 비율을 보였다. 세 아동의 비중복 비율은 평균 96.7%로 높은 비중복 비율을 보여 중재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한 중재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 발현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살표 동작카드 시각 단서를 활용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문장 반향어는 기초선에서 아동 1은 77.5%, 아동 2는 68.3%, 아동 3은 50.0%의 평균 반향어 발현율을 보였다. 아동들은 대부분의 질문에 반향어로 응답하였다. 또한 연구자의 말을 따라 하고 해당 동작카드의 명칭만 말하는 택트를 발현시켰다. 중재에 따른 아동 반응에 따라 각자의 선호 강화물로 강화와 피드백을 받았다. 중재 2단계에서 아동 1은 31.3%, 아동 2는 29.0%, 아동 3은 6.0%의 평균 반향어 발현율을 보였다.
<그림 3>의 시각적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중재 2단계의 문장식 즉각 반향어 사용률이 아동 1의 경우 60.0%에서 0%로, 아동 2의 경우 70.0%에서 0%로, 아동3의 경우 20.0%에서 0%로 감소하였으며, 세 아동 모두 중재 효과가 유지되고 일반화되었다.
중재 2단계의 화살표 동작카드 시각 단서를 활용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 대한 즉각 반향어는 아동 1과 아동 3의 경우 100%의 높은 비중복 비율을 보였고, 아동 2의 경우 70.0%로 중간 정도의 비중복 비율을 보였다. 세 아동의 비중복 비율은 평균 90.0%로 높은 비중복 비율을 보여 중재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화살표 동작카드 시각 단서를 활용한 중재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 발현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Ⅳ. 논의 및 결론
이 연구에서는 화살표 시각 단서 기법을 활용한 개별시도교수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반향어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화살표 시각 단서 사용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호명 반응에 대한 즉각 반향어를 감소시켰다. 반향어 중재 방법으로 쓰인 화살표 시각 단서는 반향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변별자극(SD)으로서의 질문과 화살표 시각 단서는 아동에게 발화를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중재 결과 순간적인 청각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고 응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청각적인 단서보다 시각적인 단서를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근매(1993)의 문자카드를 사용한 언어지도, 이효신(2008)의 문자카드를 이용한 시각 단서로 음성을 모방하게 한 중재 결과와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한편 ABA 치료기관에 의뢰되는 아동들 중에는 연령이 낮은 유아들도 있다. ABA 중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기교실의 아동들은 2세부터 7세까지의 어린 아동들이다. 반향어의 출현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언어발현 시작 시기부터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문자를 모르는 아동에게도 반향어 중재가 필요하다. 화살표 시각 단서 기법은 유아 또는 인지적 문제로 문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에게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위와 아래를 가리키는 화살표 단서는 글자를 모르는 아동에게 화살표에 따르는 억양의 높낮이에 대한 의미를 이해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중재자는 아동들에게 화살표 단서에 대한 응답을 강화와 유관시켜 올바른 인트라버벌 응답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연구에서 실시한 반향어 선행평가에서 아동들은 물음에 응답할 때 반향어를 먼저 되내이고 명사를 사용하여 대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초기 어휘가 비 생동적인 사물에 국한되고 어휘의 대부분이 명사인 경향이 있다는 이윤경과 김영태(2003)의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호명반응 반향어 중재에서 이효신(2008)의 연구는 명사부터 지도해서 어휘를 확대하고 언어사용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지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연구와 상통하나 명사에 이어 의문사와 같은 문법적인 중재를 실시하는 이 연구는 차별성을 갖는다. 이 연구에서는 중재 1단계의 인트라버벌을 유도하는 단답식 반향어와 중재 2단계의 비교적 길게 표현되는 문장식 반향어 가운데 어떤 단계의 중재가 더 효과적인지 비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단답식 즉각 반향어의 1단계 중재가 문장식 즉각 반향어의 2단계 중재보다 낮은 반향어 사용을 보여 더 효과적임을 보였다. 명사 또는 의문사와 같은 높은 단계의 의사소통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사용과 인지 능력이 낮은 아동들에게도 화살표 시각 단서를 이용한 작동적 언어행동 중재가 효과가 있었음을 밝힌다.
둘째, 인트라버벌은 질문에 답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의해서 통제되는 대화로 화자가 다른 사람의 언어행동에 대해서 차등적으로 반응하는 언어적 작동행동의 한 유형이다(남상석 등, 2016). 이 연구에서는 다른 사람의 언어행동에 작동하기 전에 시각 단서라는 자극을 주고 아동들에게 올바른 응답을 하게 하였다. 화살표 시각 단서를 내려놓게 하는 중재는 행동의 빠른 교체를 위해 아동의 행동 레퍼토리 속에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서정하와 이소현(2008)의 상호적 언어 중재의 효과와 일치한다. 중재 대상이 어린 아동일수록 연구자들은 모방을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모방이 형성되도록 카드를 내려놓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언어를 지속적으로 모방하여 발생하는 반향어를 중재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해 내려놓는 모방을 하게 하고 올바른 대답과 반응을 유도하였다. 올바른 응답이 증가하면 어휘를 확장시켜 상대방의 발화와 연결하여 지도하였다. 즉 아동들은 화살표 시각 단서를 활용해 올바른 대답을 하고 강화를 받는 긍정적인 유관 상황을 경험한다.
셋째, 이 연구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더 효과적인 중재를 제공하고자 개별시도교수와 시각 단서를 활용하였다. 이러한 중재 방법은 상황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도록 학습환경이나 시각 지원물을 구조화시키는 것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중재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Cantwell et al., 1978; Charlop, 1986; Doss & Reichle, 1991). 개별시도교수는 3요인 유관이라고도 불리는 응용행동분석의 기본핵심 이론이 적용된다. 이 연구에 적용된 개별시도교수는 아동에게 쉬운 과제를 수행하도록 학습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자체가 반향어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정보인(1998)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동기를 자극하는 선행자극에 이어 행동이 이루어지고 그에 대한 강화가 주어지는 개별시도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에게 효과적인 교수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연구의 제한점을 토대로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 3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대상자간 중다 기초선 중재를 하였으나 자폐스펙트럼장애 각 아동들의 특성이 다 달랐듯이 연구 결과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모두에게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더 많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이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반향어 반응 언어행동만을 측정하였다. 두 번째 참여 아동의 반향어 사용률 증가는 행동문제와 연관되어 있었다. 문제행동이 증가했을 때 아동의 행동과 언어행동에 좋지 않은 발현이 나타났고, 이 부분이 연구에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추후에는 반향어와 행동문제를 함께 중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이 연구의 중재는 2단계로 단계별로 지도하려고 했으나 연구 참여 아동들의 중재가 시급했기 때문에 중재 단계를 동시에 실시하였다. 그러나 1단계와 2단계를 분리해서 중재하여 그 효과를 알아보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효과적으로 밝혀진 화살표 시각 단서의 중재 방법이 임상 현장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제적인 중재 방안이 될 수 있는지 후속연구에서 점검되기를 바란다.